감쪽같이 8년을 숨겨온..허남원 공무원의 '이발 봉사'
[경향신문]
양구서 주말마다 서울 학원 수강
자격증 취득 후 노인요양원 순회
“퇴직하면 전국 시골 다니고 싶어”
“퇴직한 후에는 여행 삼아 전국을 돌며 시골 어르신들의 머리카락을 다듬어드릴 생각입니다.”
접경지역 소규모 자치단체의 한 50대 공무원이 8년여 동안 남몰래 노인요양원을 찾아다니며 ‘무료 이발’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강원 양구군 생태산림과 허남원 녹지공원계장(56·사진)이다.
허 계장이 이용사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한 때는 10년 전인 2011년 가을 무렵이다. 그는 가족과 상의한 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이·미용학원에 등록해 이용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양구와 서울을 오가면서 기술을 습득한 끝에 이듬해인 2012년 봄 마침내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허 계장은 자격증을 딴 직후엔 이·미용학원 근처의 노인복지회관에서 이발봉사를 하면서 실력을 쌓아갔다. 2012년 여름부터는 한 달에 1~2회씩 이발도구를 챙겨 양구지역 노인요양원 2곳을 다니며 노인들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줬다.
허 계장의 이 같은 선행은 지난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노인요양원 출입이 통제될 때까지 8년 동안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그가 무료로 이발해준 노인은 1000여명에 이른다.
허 계장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머리카락을 깎을 때 많이 긴장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노인요양원을 찾아다니며 이발봉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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