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줄세우기에 흑색선전까지, 혼탁의 끝판 국민의힘 경선
[경향신문]
막바지로 향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극도로 혼탁해지고 있다. 당원투표 비중이 50%로 높아진 최종 경선을 앞두고 당협위원장 줄세우기나 공천협박설이 난무하고,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도 선거판을 어지럽히고 있다. 후보들의 ‘네거티브 불감증’이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선 것이다. 클린선거 협약식을 맺은 건 옛날 일이고, 이젠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을 의식이나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1일 국민의힘 후보 4인이 주고받은 페이스북 글과 캠프 성명은 온통 할퀴기 일색이다. 전날 서울대 커뮤니티에는 ‘윤석열 캠프 중진들이 당협위원장인 아버지에게 전화해 협박하고 있다’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정치인에게 가장 민감한 공천권을 언급하며 지지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정계퇴출을 요구했고, 중진으로 거명된 권성동 의원은 “익명의 허위 글”이라며 형사고발을 예고했다. 반대로 윤 캠프는 “홍 후보가 윤 후보를 돕는 당협위원장에게 ‘지방선거 공천 추천권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맞섰다. 후보마다 당협위원장 세몰이에 혈안이 된 정황을 엿보게 한다.
흑색선전과 막말도 선을 넘었다. 인천에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기현 원내대표 페북 글’이 나돌아 김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임을 밝히는 소동이 벌어졌고, 수원 당협위원장은 당원들의 문자투표를 도와주겠다고 해 ‘대리투표’ 시비를 일으켰다. 유승민 후보는 “제가 완주하지 않고 단일화한다고 (홍 후보 측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전날 지지자가 KBS 방송국 앞에서 윤 후보 지지자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 캠프를 “파리떼”로 공격하고, 윤 후보 측에선 “주사부리는 주사파는 홍 후보”라는 막말이 나왔다. 보수의 대표를 뽑는 제1야당 경선이 ‘구태 백화점’이 됐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국민의힘은 1일부터 당원투표와 여론조사가 이어진다. 선거 막판 과열은 늘 있었지만, 지금은 지도부 경고도 귓등으로 흘릴 정도로 통제선이 무너졌다. 이 ‘혼탁의 끝판’은 비전·정책은 뒷전이고 실언이나 ‘왕(王)자·개사과’ 언쟁만 벌인 TV토론 때부터 예고됐다. 오죽하면 초선의원 38명이 ‘단 며칠만이라도 선거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겠나. 국민의힘 후보들은 마지막 5일이라도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보여주며 경선을 마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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