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1.5도와 2.0도의 차이
[경향신문]
사람의 정상 체온은 36.5도인데 조금씩 차이가 있다. 재는 방법이나 부위, 시간,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36.5도 위아래로 1도 범위 안에 있으면 정상으로 판단한다. 체온이 정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반면 평소 정상 체온만 유지해도 병에 걸릴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지구에 사람이 사는 것도 기온이 적당하기 때문인데, 조금만 더 따뜻하거나 추우면 생명체가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 평균온도가 15도라고 보고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2011~2020년)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1850~1900년)에 비해 1.09도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1~2040년 상승폭이 1.5도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1.5도 상승 도달 예상 시기는 3년 전 발표 당시보다 최대 12년 앞당겨졌다.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를 보더라도 2041~2060년 상승폭은 최대 2.0도로 추정됐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평균온도 상승폭 1.5도가 지구를 지키는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한다. 상승폭 2도는 1.5도일 때에 비해 해수면이 10㎝가량 더 올라가 바닷가에 사는 100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기후변화도 심해져 1.5도 상승 시 폭염 일수는 산업화 이전의 5배, 2도 상승 시에는 10배로 늘어난다. 1.5도에서 2.0도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의 옥수수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고, 서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체온계 눈금은 42도가 최고이다. 정상치에서 15% 올라간 상태인데, 체온이 이를 웃돌면 대부분 사망한다. 지금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7.8%가량 상승해 있다. 사람으로 치면 39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2도 상승은 체온 42도에 근접하는 상태다. 어떻게든 1.5도 이내로 묶어야 지구가 산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했다. 이미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날려선 안 된다.
안호기 논설위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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