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만큼 끓어오른다, 20대 이유있는 대장동 분노 [여론&정치]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2021. 10. 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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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 특검 도입에 대한 의견/한국갤럽 (10.26~28)

대장동 사건에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65%,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64%였다. 역대 주요 특검 때 여론과 비교하면 정부‧여당이 대장동 사건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2003년 대북 송금 특검(코리아리서치 49%), 2008년 BBK 특검(한국갤럽 47%),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리얼미터 54%), 2018년 드루킹 특검(한국갤럽 54%) 등은 모두 찬성이 50% 안팎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도입했다.

국민적 공분을 산 대장동 사건의 특검 찬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과반수였다. 특히 20대의 분노가 가장 컸다. 갤럽 조사에서 20대는 대장동 사건에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가 72%였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것’도 70%였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에 수천억원의 돈벼락을 안겨준 대장동 사건이 청년 세대가 민감하게 느끼는 ‘불공정’과 ‘부동산 좌절’을 동시에 건드렸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재‧보선도 LH 임직원 땅투기 사건이 청년 세대를 자극한 게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도 20대의 83%가 ‘LH 사건을 정부 합동수사본부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컸다. 20대는 작년 4월 총선에서 여야(與野) 지지가 56% 대 32%였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인 서울시장 선거에선 35% 대 55%로 뒤집히면서 야당의 압승에 기여했다.

올해 LH 사건과 대장동 사건을 거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20대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작년 12월 갤럽 조사에서 20대는 ‘정권 유지를 원한다’와 ‘정권 교체를 원한다’가 46% 대 39%였지만, 얼마 전 조사에선 25% 대 55%로 완전히 바뀌었다. 20대는 정당 지지율도 작년 12월엔 민주당(36%)이 국민의힘(7%)을 압도했지만, 최근엔 국민의힘(31%)이 민주당(25%)을 추월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40%에서 25%로 떨어졌다.

청년 세대의 민심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면 대선에서 승부의 추가 야당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유권자 세대별 구성비는 진보 성향의 35~54세(37%)와 보수 성향의 55세 이상(38%)이 비슷하다. 청년 세대인 18~34세(25%)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여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궤변으로 청년 세대의 ‘대장동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장동 사업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면서도 성역 없는 수사로 진실을 밝히자는 특검은 반대하고 있다. 야당을 향해선 “앵무새 같은 특검 주장은 국민적 피로감만 더할 뿐”이라고 했다. 여당이 의혹의 규명을 미적댈수록 청년 세대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재집권 꿈은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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