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구단 kt 첫 정규시즌 우승..만원관중 앞 가을야구가 온다
투수전 끝에 삼성에 1대0 승리
'이틀 휴식' 쿠에바스 99구 투혼
올림픽 부진했던 강백호 결승타
1일 두산-키움 와일드카드戰
이날 경기는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열리는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 경기였다. 1986년 OB와 해태(현 KIA)가 한 차례 1위 결정전을 했지만 단일 리그제가 이뤄진 뒤에는 최초다.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양 팀이 모두 76승9무59패로 동률을 이루며 역사적인 경기가 치러지게 된 것이다. 이날 경기 입장권 1만2244장은 9분 만에 모두 팔리며 2020년과 2021년 프로야구 전체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시즌 농사가 걸린 만큼 조심스러운 경기 속에 양 팀 선발투수가 돋보였다. 특히 kt는 지난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공 108개를 던진 뒤 단 이틀만 쉰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투입하는 도박을 펼쳤다. 그리고 쿠에바스는 7이닝 99구 1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으로 기염을 토하며 응답했다. 이번 시즌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는 비극을 겪기도 한 쿠에바스는 장례를 위해 시즌 중에도 충분한 휴가를 허락했던 이강철 감독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복귀한 뒤 맹활약을 펼쳤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올 시즌 2차례 kt전에 선발 등판해 2승과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던 원태인을 내보냈다. 8일간 쉬고 나온 원태인은 6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끝내 강백호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강백호는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4개월 가까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가 막판 부진으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이강철 감독은 "마지막에 놓치면 억울하고 창피할 것 같았다"며 "팀 kt로, 원 팀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코로나19와 올림픽 부진, 술자리 파동 등 다양한 악재를 겪었던 프로야구는 이제 1일 두산 베어스(4위)와 키움 히어로즈(5위) 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에 돌입한다. 순위가 높은 두산이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1승만 거두면 와일드카드가 되고, 키움은 2경기를 이겨야 한다. 이렇게 결정된 팀이 3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르고, 여기서 승리한 팀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 선착한 삼성과 한국시리즈 마지막 티켓을 얻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1~6위 순위가 정해지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고,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좌석 대비 최대 100% 입장도 가능해진 만큼 모처럼만의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팀별 각오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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