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타이틀 없지만..강백호 가장 값진 '우승' 업적 달았다 [MD현장]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팀이 1등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강백호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 맞대결에 1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를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강백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연달아 범타로 침묵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특히 0-0으로 맞선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성 원태인의 4구째 147km 빠른 볼에 삼진을 당한 후 바닥에 배트를 내려치는 등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귀중한 안타가 적시타로 연결됐다. 강백호는 6회초 2사 1,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원태인의 3구째 147km 직구를 밀어쳐 3유간을 꿰뚫는 안타를 뽑아내 3루 주자를 불러 들였다.
강백호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팽팽한 투수전은 막을 내렸다. KT는 강백호가 터뜨린 결승 적시타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켜냈고, 마침내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강백호는 우승이 확정된 후 긴장이 풀린 탓일까.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강백호는 우승의 소감을 묻자 "너무 좋았다. 올해 우리 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들도 힘들어했고, 겪어보지 못한 시즌이었는데, 마지막 최종전까지 와서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경기를 치는 도안 한 번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긴장도 많이 했고, 짜릿했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애당초 강백호는 원태인의 빠른 볼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오늘 (원)태인이가 초반부터 구위가 좋았다. 체인지업을 노렸는데, 자신 있게 직구를 많이 던지더라"며 "세 번째 공도 직구가 들어올 것 같다는 직감이 있었고, 중심에 맞추는 타격을 했던 것이 타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전반기 무려 4할에 가까운 고타율을 기록하는 등 여러 가지 타이틀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부진으로 타격왕(0.347, 3위), 출루율(0.450 2위), 타점(102타점, 2위), 최다 안타(179안타, 2위) 등 단 한 개의 타이틀도 손에 넣지 못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이유는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더욱 큰 타이틀을 따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올 한해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만큼 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페이스 조절을 잘하면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개인 타이틀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팀이 1등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미소를 지었다.
창단 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T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강백호는 "오늘 이겨서 자신감을 얻고 팀이 하나가 된 것 같아서 좋다. 작년에 가을 야구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팀이 더욱 단단하게 뭉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에서 압박감은 우리끼리 뭉쳐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오늘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KT 위즈 강백호.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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