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투자 나선 유통기업들] 똘똘한 한놈이 가문 일으킨다, 신생 스타트업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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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원 상금에 추가 투자금 25억 원, 미국 실리콘밸리 방문 프로그램은 덤으로 주어진다."
정 회장은 "유통업에서 주목해야할 또 한가지 변화는 유통에서 제조까지 확장되는 수직계열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활성화하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이 제조 스타트업쪽에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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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파격적인 조건에 응모전
유통가 '게임체인저' 발굴 주력
성공사례 줄이으며 전략적 투자
"5억 원 상금에 추가 투자금 25억 원, 미국 실리콘밸리 방문 프로그램은 덤으로 주어진다."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롯데벤처스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응모전을 벌이며 내놓은 파격적인 조건이다.
롯데뿐이 아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등 국내 유통 공룡들이 앞 다퉈 공모전을 벌이며 신생 스타트업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유통을 혁신할 참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등이 증명하듯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IT(정보통신) 기술에 참신한 아이디어만 갖추면 순식간에 유통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 때문이다.
'똘똘한 스타트업' 한 곳이 그룹의 명운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유통 공룡들의 판단이다.
스타트업 역시 신제품·서비스를 유통 대기업의 판매채널을 활용해 바로 시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중소 상생'의 윈-윈 효과가 기대된다.
롯데벤처스는 국내 최대 5억원의 상금과 25억원 투자, 실리콘밸리 방문 프로그램까지 포함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신격호 창업주 탄생 100주기에 맞춰 오는 11월 3일 총 13개사를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CJ도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오벤터스'를 운영해, 계열사와 스타트업 간 협업 포인트를 찾고 있다. 이미 몇 개의 사업화 성공 사례도 만들었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학과 교수)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유통업의 밸류체인이 혁신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밸류체인 강화 위해 유통기업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혁신기업에 투자를 해서 그 기업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며, 현재 IT분야 등 디지털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유통기업의 중요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벤처스의 경우 직접 발굴해 투자한 스타트업 올링크를 통해 세븐일레븐에 혁신 서비스를 구현해냈다. 올링크의 'NFC 태그' 이용 정보 전달 솔루션 기술을 바탕으로 아이폰 터치결제 서비스를 세븐일레븐 서울·제주지역 2000여개 점포에 최근 도입한 것이다.
이는 유통 대기업이 첨단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해 해당 기술을 바로 자사 유통채널에 접목해 서비스를 혁신한 사례다. 그 결과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아이폰 전용 간편터치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향후 세븐일레븐은 올링크와 협업해 무인점포 출입인증, 멤버십 적립, 성인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유통공룡들의 스타트업 투자는 제조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라는 큰 그림을 경쟁사보다 좀 더 빠르게 완성하기 위한 핵심 전술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유통업에서 주목해야할 또 한가지 변화는 유통에서 제조까지 확장되는 수직계열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활성화하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이 제조 스타트업쪽에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신제품 개발시, 판매채널을 가지고 있는 유통기업을 통해 바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등 대형 유통기업과 스타트업이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기에 이 같은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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