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는 끝났다?' 별★ 자존심 내려놓고 호캉스족 공략하는 5성급 호텔

박지연 2021. 10. 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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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하지만 호텔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건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다.

이에 국제행사나 대규모 기업 콘퍼런스에 연회장을 대관하던 고급 호텔들은 내국인을 위한 패키지를 속속 내놓으며 호캉스족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신제품 발표회나 각종 포럼, 세미나 등으로 연회장이 쉴 틈 없이 돌아갔지만 지난 2년은 대규모 행사가 끊기고 작은 결혼식이나 소규모 연회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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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행사에 연회장 대관하던 고급호텔들
외국인 발길 끊기자 국내 호캉스족 공략
숙박예약사이트에서 홈쇼핑·e커머스로 확대
위드 코로나에 기대감.. 연말 행사 문의 많아
서울 도심의 5성급 호텔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하지만 호텔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건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다. 이에 국제행사나 대규모 기업 콘퍼런스에 연회장을 대관하던 고급 호텔들은 내국인을 위한 패키지를 속속 내놓으며 호캉스족을 공략하고 있다.

3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의 연회장 확보 여부는 호텔 등급 심사에서 고급 호텔을 구별하는 요소 중 하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호텔업 등급평가 기준에도 4, 5성급 호텔 등급 평가 시 연회시설 확보 여부가 포함돼 있다.

4성급 호텔은 50~150명(1인당 1.2㎡ 기준) 이상, 5성급 호텔은 50~2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연회장이 있어야 한다. 49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거나 연회시설이 없다면 4성급 이상의 등급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4, 5성급 호텔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마련한 연회장을 국제행사 등 대규모 행사에 대관하고 이들의 객실 수요도 함께 잡았다.

그러나 최근 고급 호텔들은 국내 호캉스족을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당분간 마주하기 어려운 데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강화된 사이 호캉스 인구가 급속히 늘어 내국인 고객에게 집중하게 된 것이다.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단계로 접어들지만 호텔업계는 당분간 내수 고객에 집중하기로 하고 호캉스족을 공략하며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마켓컬리 캡처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신제품 발표회나 각종 포럼, 세미나 등으로 연회장이 쉴 틈 없이 돌아갔지만 지난 2년은 대규모 행사가 끊기고 작은 결혼식이나 소규모 연회만 진행됐다. 이에 타격을 입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국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기본 호캉스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슈페리어 더블룸과 조식뷔페(1인)를 함께 구성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과 명동의 최저가는 9만~10만 원대다. 그래비티 호텔 서울 판교도 비즈니스 디럭스룸과 앤디쉬 조식(2인)을 19만 원대에, 레스케이프는 그랜드 디럭스 1박과 추가 혜택을 17만 원대에 선보였다.

판매채널도 다양화했다. 온라인 숙박예약 사업자(OTA) 사이트 외에 홈쇼핑이나 전자상거래(e커머스)를 통해 숙박권이나 식음매장 이용권을 판매하며 접점을 늘렸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현재는 내수 고객 대상으로만 영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홈쇼핑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 마켓컬리 등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널 인근의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그랜드 인터컨티넨탈)도 그동안 국내 기업 관련 외국인 고객이 다수였지만 최근엔 내국인을 위한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리노베이션 뒤 지난해 12월 재개장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식음매장을 업그레이드해 내국인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5성급 호텔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연회와 외국인 고객을 맞이하기 어렵게 되자 화려한 이미지와 5성급의 자존심을 일부 내려놓고 내국인에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호텔업계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그간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행사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연말 모임이나 결혼식 등 대규모 행사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월부터 접종 완료자 중심으로 대규모 행사·집회가 허용된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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