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철강관세 분쟁 합의

정지우 2021. 10. 31. 1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장기 미해결 과제였던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해소하면서 한국의 대미수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EU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EU는 매년 330만t의 철강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즉 한국은 평균 물량의 70% 이상은 미국에 수출할 수 없지만, EU는 무관세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한국 철강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U, 매년 330만t 무관세 美수출
한국의 철강 수출 경쟁력엔 악재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장기 미해결 과제였던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해소하면서 한국의 대미수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U수출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한국 수출 여건은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산 철강 역시 미국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미국과 EU는 합의문에 중국산 철강의 미국 우회 수출을 차단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10월3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미국이 일정한 쿼터 내에서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를 없애는 대신 EU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미국이 수입하는 EU·중국·일본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에 대해 EU는 같은 해 6월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방침으로 맞대응했다. EU 관세는 올해 12월1일부터 50%가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EU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EU는 매년 330만t의 철강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넘어서는 물량에는 25% 관세의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이 적용된다.

이로써 이전 관세 면제 물량까지 포함하면 EU가 내년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430만t에 달하게 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후변화와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 등 두 가지 도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격한 탄소 배출 기준에 맞춘 철강만 미국에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도움이 되고 저가의 탄소 대량 배출 중국산 철강이 EU를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동 대응키로 했다는 것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유럽과 다른 시장을 통해 미국에 값싼 철강을 들여보냈다"면서 "이로 인해 가격을 떨어뜨렸고 미국 산업이 경쟁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미국과 EU가 중국 등 다른 불공정한 철강 제품이 미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법 집행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이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오는 18일 방한도 예정돼 있다. 미 USTR 대표가 단독으로 방한하는 건 약 10여 년 만이다.

그러나 미국과 EU 합의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대미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체결했다.

즉 한국은 평균 물량의 70% 이상은 미국에 수출할 수 없지만, EU는 무관세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한국 철강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이수정 스웨덴 스톡홀름무역관은 지난 18일 '글로벌 철강업계에 부는 탄소중립 열풍'이라는 보고서에서 "화석연료제로 철강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 철강업체들도 화석연료제로 철강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