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공통과목에 디지털 활용능력·행렬 포함해야"

정필재 2021. 10. 31. 18: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5학년도 도입 고교교육과정 논의
개정추진위, 공청회서 개정방향 공개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본 역량 강화 필요"
영어 미디어 활용 교육 강화 의견 나와
공통수학 행렬 부활 놓고선 찬반 갈려
경제 부분 빠진 사회 과목도 논란 일어
석차 대신 성취도 중심 절대평가 제안
"고교학점제 대비 중3 진로연계 교육을"
2025학년도 고교교육과정부터 국어와 수학 공통과목에 ‘디지털 리터러시’(활용능력)와 행렬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학생 간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선택과목은 성취도 평가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교교육과정 총론에 대해서는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교육 구현과 미래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혁신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에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과목 선정과 성취평가를 위한 신뢰도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미래사회 필수 역량 강화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과정개정추진위원회는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개정방향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올해 4월 개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정책연구에 돌입했고, 국가교육회의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국가교육과정 포럼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았다.

개정교육과정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 강화를 위한 과목이 추가됐다. 국어에서는 공통국어에 디지털 리터러시가 기초소양으로 포함됐고 영어에서는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수학에서는 행렬을 공통과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행렬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의 기본이 되는 학문이다. 행렬이 공통과목에 포함되면 경우의수가 일반과목의 확률과통계에 흡수된다. 행렬은 2009 개정교육과정부터 고급수학에서 가르쳤고, 현재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다. 행렬의 공통과목 포함을 놓고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수학적 사고력보다 연산에 가까운 행렬을 고1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사회에서 경제가 빠진 부분도 논란이다. 연구진은 통합사회 일반선택 과목을 9개에서 4개로 축소했다. 이에 경제와 정치와법이 일반선택에서 진로선택으로 이동했다. 학원가 등에서는 사회탐구의 일반선택과목만 다루고 있는 현행 수능체제에 비춰보면 이 두 과목의 중요성은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경제계에서는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교육의 확대가 권고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앞으로 수능에서 어떤 과목이 어떻게 평가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선택과목 숫자가 너무 많으면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택과목 성취도는 절대평가로

학생의 평가는 석차 중심의 줄세우기식이 아닌 성취도를 확인하는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진로선택과목에서만 적용한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해야 2025학년도부터 시행될 고교학점제 취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공통과목에서만 현행 석차 등급제를 유지하고, 2025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모든 선택과목에 A, B, C 등 등급으로 성취도를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고교학점제 과목 이수에 미달한 미이수자에게 보충이수를 지원해 학점 취득을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취평가는 5단계를 기본으로 하되 체육과 예술은 3단계, 교양은 2단계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원표 연세대 교수는 “2단계 성취평가제가 교사와 학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순기능을 갖고 있지만 교양수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3단계 성취평가제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취평가제 도입을 위해 학생의 성장과 학습을 여러 방면에서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교사의 평가 전문성과 함께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중 교실 어떻게 바뀌나

중학교는 현재 운영 중인 자유학기 운영 시수를 한 해 170시간에서 1학년 102시간, 3학년 68시간으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013년 처음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르지 않고 학생들의 적성 탐색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체험활동을 위주로 한 교육과정이다. 2025년에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중학교 3학년에 진로연계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국어수업을 기존보다 34시간 늘어난 482시간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은 공감을 얻었다. 늘어난 34시간을 모두 1학년 국어 시수 확대에 사용해 한글 책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시적 감염병 위험을 대비하는 ‘건강한 생활’ 교과를 신설해 초등 1, 2학년에 128시간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육계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과정심의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다음 달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새 교육과정은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최종 확정·고시되며, 초·중·고 학교 현장에는 2024년, 2025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