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제임스, 첼시 득점 1위 등극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0. 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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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 뉴캐슬전 제임스 멀티골로 3-0 대승
▲ 제임스, 유효 슈팅(3회) & 찬스메이킹(3회) & 크로스(7회) 최다
▲ 제임스, 상대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 최다(7회)
▲ 제임스, 시즌 PL 4호골로 팀 내 득점 1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애지중지 키우는 오른쪽 윙백 리스 제임스가 뉴캐슬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3-0 대승을 견인했다. 그는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며 최전방 공격수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첼시의 새로운 해결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첼시가 세인트 제임스 파크 원정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10라운드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PL 4연승(공식 대회 6연승)과 함께 8승 1무 1패 승점 25점으로 브라이튼과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2위 리버풀(승점 22점)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리며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평소 즐겨 사용하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카이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위치했고, 칼럼 허드슨-오도이와 하킴 지에흐가 이선에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벤 칠웰과 리스 제임스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조르지뉴와 은골로 캉테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다. 티아구 실바를 중심으로 안토니오 뤼디거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에두아르 멘디 골키퍼가 지켰다.


정통파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티모 베르너가 동시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하베르츠가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최전방에 서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 역할을 수행한 게 가장 눈에 띄는 요소였다.

루카쿠와 베르너가 동시에 빠지다 보니 첼시는 정상적인 공격을 감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특히 전반전엔 지예흐가 다소 지나칠 정도로 슈팅 욕심을 부린 데다가 하베르츠가 5백이라는 수비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뉴캐슬 수비진에 고립되면서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첼시는 전반전 내내 슈팅 6회에 그쳤고, 그마저도 유효 슈팅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공격에선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첼시가 PL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에 유효 슈팅이 없었던 건 토트넘전에 이어 이번 시즌 들어 두 번째였다.


그나마 첼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지예흐가 첫 유효 슈팅을 가져갔고, 곧바로 2분 뒤에 지예흐가 과감하게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대를 강타하면서 뉴캐슬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다시금 공격이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은 후반 19분경에 지예흐와 캉테를 빼고 로스 바클리와 루벤 로프터스-치크를 교체 출전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는 주효했다. 캉테는 수비적인 미드필더이고, 지예흐는 경기 내내 다소 슈팅 욕심을 내는 플레이를 반복하다 보니 오른쪽 윙백 제임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바클리와 로프터스-치크가 투입되면서 제임스의 측면 침투에 맞추어서 패스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실제 제임스는 후반 19분경까지 상대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가 3회였다. 그마저도 모두 페널티 박스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후반 20분을 시작으로 25분 사이에 무려 4회나 상대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4회 모두 직접 슈팅을 노릴 수 있는 위험 지역에 위치했다(하단 터치맵 참조).

후반 19분 이후 제임스 터치맵(Powered by OPTA)
이 과정에서 제임스의 멀티골이 터져나왔다. 허드슨-오도이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페널티 박스 안에 침투해 들어온 제임스가 받아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후반 31분경, 페널티 박스 안에서 로프터스-치크의 패스를 받은 제임스가 리턴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로프터스-치크가 슈팅으로 가져간 게 상대 수비를 강타하고 나오자 제임스가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첼시는 후반 33분경, 바클리의 스루 패스를 하베르츠가 받아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파울을 유도해내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이를 조르지뉴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제임스는 멀티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PL 개인 통산 4호골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제임스는 칠웰과 루카쿠, 메이슨 마운트를 제치고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이에 더해 그는 공격 포인트(골+도움)에 있어서도 7개(4골 3도움)를 기록하며 마테오 코바치치(1골 5도움)를 제치고 팀 내 1위에 등극했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첼시 선수들 중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가장 많은 7회의 볼터치를 가져가며 정통파 공격수의 부재를 최소화했다. 유효 슈팅(3회)과 찬스메이킹(3회)은 물론 크로스(7회)도 최다였다. 드리블 돌파 역시 2회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며 100% 성공률을 자랑했다. 패스 성공률은 95.4%에 달했다. 말 그대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첼시는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루카쿠와 베르너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격진에 상당한 전력 누수가 발생한 상태였다. 하지만 제임스가 최근 PL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이들의 공백을 대체해주고 있다. 투헬 감독 역시 제임스 중심으로 공격 전술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시즌 전체로 놓고 보면 첼시는 PL에서 제임스 4골 포함 수비수들이 팀 득점 26골 중 가장 많은 12골을 책임지고 있다. 그 뒤를 미드필더들이 9골로 잇고 있고, 정작 공격수들은 4골에 그치고 있다(나머지 1골은 자책골).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하면 수비수들이 대신 골을 넣으며 1위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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