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당원 표심은 어디로..'윤-홍' 경선 막판 변수는?

김미나 2021. 10. 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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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0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달 5일 최종 후보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 경선이 막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안갯속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민심 우위를 자신하는 홍준표 의원과 당심 우위를 자신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맞붙으면서 막판 스퍼트를 끌어 올리기 위한 양쪽 총공세가 31일에도 계속됐다. 급증한 신입 당원, 양쪽 캠프의 날 선 비방전, 당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까지 쏟아지는 상황에서 표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급증한 당원 표심은 어디로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서 50% 비율로 반영되는 당원 투표는 오는 1∼2일 모바일 투표, 3∼4일 전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머지 50%는 여론조사 결과가 좌우하는데 3∼4일 이틀간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결과들을 합산해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예비 경선을 통과한 후보 4인 중 최다 득표한 한 명이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가장 큰 변수는 신입 당원들의 표심이다.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수는 지난 6·11 전당대회 당시 28만 명에서, 이준석 대표 당선 뒤 급증하며 57만여 명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2차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신규 유입 19만 명의 표심은 아직 단 한 번도 확인된 적이 없다. 이들의 결정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락을 좌우하게 된 셈인데, 각 후보는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 후보 쪽에서는 이들 19만 명 가운데 20∼40대가 41.7%를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 효과라고 자신한다. 반면 윤 전 총장 쪽 관계자는 책임당원 구성에서 여전히 50대 이상 연령층이 60%를 상회한다는 점을 근거로 “여전히 현재 당심은 중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윤 전 총장 쪽으로 쏠려있다”고 해석했다.

남은 나흘, 홍 의원으로써는 당심이, 윤 전 총장에게는 민심이 아쉬운 상황이다. 최종 결과까지 남은 행보도 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1일 ‘보수 텃밭’인 티케이(TK) 지역을 찾아 당심을 다독인다. 수성못에서 특별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윤 전 총장은 경기도 선거대책위원장과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간담회를 하는 등 수도권 당원들과 접점 만들기에 나선다.

막판까지 계속되는 ‘윤-홍’ 파상공세…‘공천권 협박’ 공방까지

양쪽의 ‘파상공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윤 전 총장 쪽은 이날 주요 캠프 관계자들이 ‘시간차’ 공격으로 홍준표 때리기에 몰두했다. 선거대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는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며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홍 의원을 겨냥했다. 이상일 공보실장도 성명을 내어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경선 개입 차원에서 고른 일회용 후보”라고 홍 의원을 깎아내린 뒤 “그 후보 쪽이 윤 전 총장에 대한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것은 초조와 불안의 발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투표를 앞둔 마지막 주말,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공방은 ‘공천권 협박 논란’으로도 튀었다. 윤 전 총장 캠프 소속인 권성동(4선)·주호영(5선) 의원이 일부 당협위원장에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전날 한 누리집에 게시된 것이다. 홍 의원 쪽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캠프의 줄세우기 '의혹'에 홍 의원 캠프는 이날 ‘경선 부정 제보센터’까지 출범시켰다. 그러자 윤 전 총장 캠프는 논평을 내어 “게시물은 사실이 아니며, 그 글이 삭제됐는데도 홍 의원은 일단 때리고 보자는 심보로 공격한 저급한 행태”라며 “익명의 허위 글을 가지고 장난질을 한 것에 대해 윤 전 총장과 두 의원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홍 의원 캠프에서는 현역 ‘시·도당위원장의 경선 캠프 합류 금지’ 방침을 어기고 윤 전 총장 쪽 캠프에서 활동하는 박성민 의원(울산시당위원장) 등을 겨냥해 “당원 명부를 관리하는 시당위원장의 명백한 공정선거 저해행위이며, 구태 조직 선거의 전형”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신경전이 가열되자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각 후보에게 서신을 보내 “품위 있고 절제된 모습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며 과열 양상을 우려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결선투표에 즈음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포퓰리즘’ VS ‘반문’…공약 발표 때도 지지층 결집 총력

홍 의원은 연일 ‘극우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을 발표하며 지지층에 표심을 모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홍 의원은 앞서 △전술핵 재배치 △남북군사합의 파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폐지 등을 공약한 데 이어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잠정 중단 △연 2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실시 △수시·입학사정관제 전면 폐지 등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중진국 시대의 낡은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고 현 정권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아 각 분야 모두를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배고픔을 벗어나게 했고 중진국의 토대를 만들었다면, 이젠 홍준표가 선진국 시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이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즉시 사면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공약에서도 ‘반문(재인) 정서’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윤석열 후보의 비전 6’을 발표하며 “간병비 부담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문케어는 엠아르아이(MRI) 등 비급여의 급여화로 건강보험 재정만 악화시키고 있을 뿐 정작 요양과 간병에 대한 지원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아 국민이 가장 필요로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요양병원의 간병비를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해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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