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KT 최고의 선택..최단기 우승 만든 '강철매직'과 투수 군단
[스포츠경향]
2018년, KT는 꼴찌를 면하기 위한 전쟁을 했다. 2015년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막내 구단으로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뒤 아슬아슬하게, 처음으로 꼴찌를 벗어나 9위를 했다.
그 시즌을 마치고 KT는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하면서 초보 감독을 택했다. 감독 경력보다 KT에 가장 필요한 것을 갖춘 지도자를 택했다.
창단 이후 4년간 KT의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타격은 꾸준했지만 확실한 국내 선발 한 명을 만들지 못하고 늘 개막 한 두 달 뒤면 마운드부터 무너져갔다. KT는 명투수 출신이자 투수 육성 전문가인 이강철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 첫해인 2019년 곧바로 최하위권을 벗어나 처음으로 5강 경쟁을 해보며 마지막까지 싸웠다. 6위를 했지만 자신감을 얻은 KT는 2020년 2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올해는 1위에 올랐다. SK와 NC를 넘어, 2000년대 이후 신생구단 가운데 최단기간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KT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의 원동력은 단연 마운드에 있다. 투수진이 성장한 과정은 KT가 우승으로 향한 길과 일치한다.
선발이 없어 고전하던 KT는 이제 선발의 얼굴이 가장 확실한 팀이다. 배제성, 소형준, 고영표가 3년 동안 차례로 선발로 뿌리박았다. 올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고민 한 번 없이 로테이션이 충실히 돌아갔다. KT 선발들은 올시즌 812이닝을 합작했다. 2위 삼성(773.2이닝), 3위 LG(696이닝)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취임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을 관찰하는 내 눈”이라고 했던 이강철 감독은 투수 각자를 최고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 때가 오면 바로 활용했다. 첫해 배제성을 선발 수업시킨 뒤 개막 직후 이대은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기자 바로 로테이션에 투입했다. 배제성은 올해까지 3년간 풀타임 선발로 뛰며 확실한 선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신인 소형준과 올해 군에서 복귀한 고영표에게는 물음표가 붙어있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2년 연속 캠프를 시작과 함께 바로 선발로 결정하고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감독의 눈은 불펜에서 더욱 빛났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애매하게 떠돌던 주권을 셋업맨으로 고정시켜 지난해 홀드왕으로 만들었다. 구단은 비시즌이면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수집했다. 어린 투수들을 끌어 중심을 잡아갈 베테랑 투수들이 합류하면 이강철 감독은 적시적소에 활용했다. 지난해 유원상, 이보근, 올해는 박시영, 안영명이 방출 혹은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고 다시 일어났다.
특히 투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변화를 주는 것은 ‘강철매직’의 핵심이었다. 올해 초반에는 안영명이 중간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며 KT를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뒤 힘이 떨어지자 박시영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 선두 질주를 끌어냈다. 마무리 김재윤은 데뷔후 처음으로 30세이브 이상을 거둬들이며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KT는 시즌 최종전이었던 30일 SSG전에는 등판한 지 이틀 지난 고영표를 중간에 투입해 3이닝을 맡겼고, 31일 우승 결정전에서는 등판한 지 사흘된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고영표와 쿠에바스의 상태가 충분하다는 감독의 판단에서 나온 승부수였다. KT의 우승을 확정지은 결정적 승부수가 됐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때로는 변칙적으로도 마운드를 운용하고 1점 싸움에서는 과감하게 작전을 거는 사령탑의 승부수들은 반드시 이긴다는 의지로 선수단에 차곡차곡 전해졌다. 선수들의 마음과 머릿속이 바뀌었다. 3년간 무럭무럭 성장한 KT는 이제 1위 팀이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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