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골퍼 김효주를 이길 선수 없었다

조효성 2021. 10. 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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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SK서경클래식 우승
시즌 2승·통산 14승 기록
"골프는 제일 좋아하는 것
즐겨야 실수해도 실망 안해"
박민지 상금 15억 돌파 '최초'
31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언제나 마음가짐은 똑같다. 내가 스스로 치는 것이니, 내가 즐겁게 쳐야 잘 칠 수 있다."

'즐기는 골프'로 무장한 김효주(26·롯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효주는 31일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내며 4타를 줄여냈다.

까다로운 18번홀에서 마지막 50㎝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김효주는 양팔을 번쩍 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합계 14언더파 274타가 된 김효주는 이소영(24·롯데)을 1타 차로 제치고 올 시즌 KLPGA투어 2승 고지를 밟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는 김효주는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미국 대회가 없는 이번주 국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김효주는 지난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바 있다.

올 시즌 2승. 여기에 KLPGA투어 통산 승수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까지 포함해 14승으로 올라간다.

LPGA투어 멤버인 김효주는 9월과 10월 단 두 달간 KLPGA투어에 네 차례 출전해 2승, 6위, 30위의 성적을 냈고 이번 대회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도 3억4652만6328원이나 쌓았다. 물론 대회 수 미달로 상금랭킹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KLPGA투어 시즌 18위에 해당하는 높은 순위로, 대회마다 8660만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김효주식 즐기는 골프'다. 김효주는 대회 내내 경기를 즐기겠다고 강조했다. 우승 직후 김효주는 "지난주 대회에서 너무 아쉬워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잘 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어 "즐기는 골프를 한다는 것은 단순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골프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김효주는 "누구나 재미있고 즐겁게 무언가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해도 기분이 상하지 않고 계속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롤프 메르클레는 '천재는 노력한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한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골프 천재'로 불리는 김효주는 이 말처럼 즐기는 골프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역시 17번홀(파3). 김효주는 "17번홀 티샷을 하고 걸어가는데 리더보드가 있어서 볼까 말까 갈등하다가 봤는데 깜짝 놀랐다"며 "이소영과 공동 선두가 됐더라. 딱 2홀 남았는데 이번 홀에서 정말 집중해서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고 다행히 어려운 버디 퍼트가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또 김효주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정확하게 세컨샷을 그린에 올려놨다. 긴장감 속에서도 최고의 샷을 날린 비결에 대해 김효주는 "오늘 내가 마음속에 정한 목표 타수가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홀까지도 내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샷에만 집중했다"고 털어 놓은 뒤 "만약 목표 말고 우승에 대한 생각을 했다면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영은 아쉽게 역전 우승은 놓쳤지만 이날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를 적어내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소영은 상반기에 톱10에 단 한 번밖에 들지 못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지만 스윙 교정을 통해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아 가고 있다. '사막 여우' 임희정(21)도 이날 5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단독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좋은 샷 감각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대세' 박민지(23)는 이번에도 7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날 2타를 줄이며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이 대회 상금 572만원을 추가한 박민지는 시즌 상금을 15억356만980원으로 늘리며 'KLPGA투어 최초 시즌 상금 15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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