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폭로전,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종합) [Oh!쎈 초점]

김보라 2021. 10. 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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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미지에 흠집이 난 배우 김선호를 돕겠다며 대학동창 및 가까운 지인을 비롯한 익명의 스태프의 방어전이 어느 정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 또 어떤 이야기가 흘러나올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아 불안하다. 당사자들이 가만히 있는데 주변인들이 만든 볼썽사나운 모습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번 사태는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게 한다. 김선호의 전 여자친구 A씨가 이달 17일 ‘K배우’(김선호)의 실체를 폭로한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폭풍 전야가 시작됐다. 헤어진 연인 사이라고는 하지만, A씨가 글을 올리기 전에 그와 충분한 대화를 나눠 쌓인 앙금을 풀 수도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간을 갖기 어려웠나 보다. 네티즌을 상대로 전 남자친구에 대해 폭로하고 이내 전 남자친구에게 장문의 사과글을 받았다는 점에서 A씨의 온라인 폭로는 긍정적 효과로 봐야 할까. 

수많은 네티즌과 기자들이 24시간 들러보는 온라인 게시판에 자신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올렸기 때문에, 이로 인한 충돌과 갈등은 충분히 짐작했을 것이라고 본다. 

사실 이런 상황, 어디선가 많이 봐왔다. 그동안 ‘미투’와 ‘빚투', ‘학폭’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드러나고 퍼져나가면서 여러 사람들이 다치고 상처 입었다. ‘상대방 망가뜨리기’라는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게시자가 겉보기에 성공한 것처럼 보여도 그들 역시 상처를 입은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A씨의 신분부터 사생활 등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일들까지 진실인양 SNS, 유튜브를 통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이 지난해 8월 임신을 했는데, 김선호가 작품 등을 핑계로 낙태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선호가 작품이 끝난 후 결혼을 약속했지만 낙태 이후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특히 김선호가 방송용 이미지와 다르게 욕도 잘했고, 상대 배우들을 폄하했다는 내용도 담겨 시청자들은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두 사람은 올 5월께 결별했다고. 그 이후 5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전 여자친구 A씨의 첫 폭로가 나오고 나서 3일 후인 20일 김선호는 소속사를 통해 “얼마 전 제 이름이 거론된 기사가 나가고 처음으로 겪는 두려움에 이제야 글을 남기게 됐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첫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폭로글을 작성한 A씨가 전 여자친구임을 인정한 것. 이어 김선호는 전 여자친구 A씨에 대해서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분과 직접 만나서 사과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우선 이 글을 통해서라도 그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김선호의 입장 이후 “저와 그분 모두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이 있는데 저의 일부 과격한 글로 인해 한순간 무너지는 그의 모습에 저도 마음이 좋지 않다”고 심경을 전한 A씨는 “그분에게 사과 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더 이상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지거나 저나 그분의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대 재생산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A씨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기 예능 ‘1박2일’부터 차기 영화 ‘두시의 데이트’, ‘도그 데이즈’ 등에서 하차한 김선호는 앞으로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활동을 중단하는 시간을 가질 터다. 이제 어떤 논란이 터지면 출연하던 프로그램 및 작품에서 하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과 거짓이 섞여 혼란이 가중된 이슈에 얽혀 피해보고 싶지 않은 제작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처음부터 두 사람이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오해를 풀고, 사과를 했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별하는 과정에서, 혹은 이별 후에도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A씨가 자신과 김선호를 내걸고 위험한 폭로전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후 김선호의 측근들은 그의 잃어버린 이미지, 신뢰도를 되찾기 위해 A씨의 약점을 폭로하며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A씨의 ‘첫 목표’대로 전 남자친구를 향한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여러모로 에너지를 소비한 불필요한 폭로전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터넷 폭로'란 문제에 화두를 던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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