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규리그 결산] ① kt 첫 KS 직행..6위까지 역대급 대혼전
외국인 감독 세 팀 8∼10위..방역 위반·시즌 중단·잦은 무승부로 '시끌'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출범 40번째에 접어든 2021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막내 구단 kt wiz의 첫 1위로 31일 막을 내렸다.
kt는 이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제압하고 2015년 1군 리그에 합류한 이래 7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역대급 대혼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올해 정규리그는 지난 4월 3일 개막해 6개월 28일, 날짜로는 211일 만에 끝났다.
이제 11월 1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가을 야구 무대가 이어진다.
kt는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승자와 14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패권을 다툰다.
마지막 날도 모자라 하루가 더 필요했던 PS 대진표 완성
한국시리즈 직행팀은 145번째 '번외 경기'에서 가려지고 포스트시즌 대진은 10월의 마지막 날에야 정해졌다.
3∼6위 순위도 정규리그 최종일인 30일에야 결정됐다. 6개 팀 모두가 포스트시즌 치르듯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집중한 건 사실상 처음이다.
투타의 조화를 뽐내며 121일간 선두를 질주하던 kt는 정규리그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1위를 삼성에 빼앗겼다. 3할대에 머문 저조한 10월 승률이 결정적이었다.
주도권을 뺏긴 kt나 기회를 잡은 삼성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의 보증수표인 정규리그 1위를 향해 총력으로 맞섰고, 결국 번외 경기인 1위 결정전으로 우열을 가렸다. kt의 한 끗 마법이 삼성을 울렸다.
강력한 선발 야구로 리그를 지배한 삼성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삼성은 6년 만에 복귀한 가을 야구에서 kt에 설욕을 꿈꾼다.
두산 베어스는 중심 타자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랜더스)을 자유계약선수(FA)로 다른 팀에 보내고도 7년 연속 가을 야구에 출전하는 저력을 뽐냈다.
SSG와 키움의 희비도 30일에 교차했다.
비기기만 해도 5위를 확정할 수 있던 SSG는 kt에 패해 6위로 미끄러졌다.
이에 반해 키움은 KIA 타이거즈를 꺾고 기적처럼 5위를 꿰차 가을 야구 막차에 탑승했다.
롯데 자이언츠를 먼저 잡고 공동 선두 kt와 삼성이 패하기만을 고대했던 3위 LG 트윈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에 무릎 꿇어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정규리그·통합 챔피언 NC 다이노스는 방역 수칙을 위반한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절감하며 1년 만에 추락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포스트시즌에 못 간 건 2010년 KIA 타이거즈 이래 11년 만이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으로 모인 게 들통나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시즌을 일찍 접었다.
주전이 한꺼번에 빠지자 NC는 휘청거린 끝에 7위로 올해를 마감했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외국인 사령탑들은 기대를 밑돌았다.
시즌 초반 중도 경질된 허문회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롯데를 이끈 래리 서튼 감독은 8위, 역대 한국땅을 밟은 선수·지도자를 통틀어 최고의 이력을 자랑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의 KIA는 9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한화 이글스는 10위에 머물렀다.
롯데 퓨처스(2군)팀을 지휘하다가 1군 사령탑에 앉은 서튼 감독은 비록 팀을 가을 야구로 인도하진 못했지만,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고 부임 후 정확히 5할 승률(53승 8무 53패)을 달성해 내년 기대감을 부풀렸다.
1·2군 선수단 운영과 선수 육성·발굴에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 윌리엄스 감독은 2년 연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양현종의 미국프로야구 도전, 에이스 에런 브룩스의 퇴출 등으로 선발진이 붕괴한 탓도 크고 한계를 드러낸 '똑딱이 타선'도 KIA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역대 외국인 감독으로는 최초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베로 감독은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수비 시프트로 화제를 뿌렸으나 원체 팀 전력이 약해 이슈를 포스트시즌 출전으로 잇지는 못했다.
뒷말 낳은 전반기 시즌 중단·후반기 연장전 폐지…무승부 16배 증가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두산, NC에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가 넘쳐나자 예비 엔트리로 경기를 치르기로 한 자체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스스로 어기고 '형평성'을 이유로 시즌을 전면 중단했다.
전반기에 치렀어야 할 30경기가 8월 12일 재개된 후반기에 편성되면서 일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결국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팀당 144경기 완주를 위해 후반기엔 연장전을 폐지하고, 플레이오프도 5전 3승제에서 3전 2승제로 줄이기로 했다.
연장전 없이 정규이닝으로만 승패를 가리기로 하면서 무승부가 양산됐다.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인 마운드 운용의 변수가 줄고, 각 팀이 지지 않으려고 경기 후반 필승 계투조를 집중적으로 기용하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비기는 사례가 급증했다.
전반기엔 연장 12회, 9이닝으로 치러지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할 때 무승부로 처리했다.
삼성과 롯데가 각각 1차례, SSG와 NC가 각각 2차례 등 전체 무승부는 3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후반기 무승부는 무려 47회로 16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반기에 무승부가 없던 LG는 10월에만 9번 비기는 등 모두 14차례 무승부 경기를 남겼다.
한화(12회)와 KIA(10회)가 무승부 많은 팀으로 뒤를 이었다.
현장에서는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30일까지 1∼6위 팀이 자력으로 순위를 결정 못 해 서로 눈치만 보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 원인으로 양산된 무승부 탓을 꼽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불만의 불똥은 방송사로도 튀었다.
프로야구를 매일 중계하는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 4사는 KBO 사무국과 프로 10개 구단을 상대로 일방적인 시즌 중단에 따른 시청률 하락, 잦은 더블헤더 편성이 낳은 광고 감소 등의 손해를 책임 있게 배상해달라고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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