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반값한우'에 마트 계산하는데 1시간..백화점도 '위드코로나' 활기

김종윤 기자 2021. 10. 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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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역대 최고 할인에 구름인파 몰려..일부 인기 부위 '품절'
"해외여행 떠나볼까"..백화점 여행용 가방·패션 매장 북적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우데이 및 쓱데이를 맞아 쇼핑을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021.10.3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 31일 서울의 한 이마트. 정육 코너엔 수십명에 달하는 대기줄이 형성됐다. 11월 1일 한우 데이를 맞아 최대 절반 가격으로 할인 행사가 열리자 구름인파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혹시 품절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초조하게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한 40대 여성은 "반값 한우 행사로 계산대 대기만 한시간 걸렸다"며 "이마트에서 이 정도로 기다려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통가가 역대급 할인 행사와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우 반값 행사에 오전부터 입장 대기줄이 형성됐고 백화점에도 해외여행과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갑을 여는 고객이 몰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계속됐던 오프라인 부진이 이제는 끝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대형마트 3사 반값 한우 풀자…구름 인파에 1∼2시간 대기

이날 한우 데이를 맞은 전국의 대형마트엔 구름인파가 몰려들었다. 한우를 반값에 살 수 있다는 기회에 고객들은 1∼2시간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 서울 이마트 월계점은 평소와 달리 이른 오전부터 점포 외부에 대기줄이 형성됐다. 고객들은 입장 후 바로 정육 코너로 직행했다. 계산대에 고객이 몰리자 안내 직원 10여명 투입될 정도였다.

한 40대 여성은 "직원이 한우를 진열대에 올려놓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다"며 "반값이란 가격과 구매 제한이 없어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평소 두달동안 팔리는 물량인 180톤을 마련했다. 가격은 도매가격 이하다. 대표적으로 등심 1+등급은 100g에 6790원, 1등급은 5890원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25일 기준)에 따르면 1등급 등심 도매가격은 100g 기준 7235원. 즉 이마트의 가격이 1345원 저렴하다.

한 40대 남성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계산대에서 새치기가 있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며 "이마트에서 처음 겪는 경험에 모두 어리둥절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의 경우 반값 한우 행사를 위해 행사 2개월 전부터 한우 직경매에 참여해 사전 물량을 확보했다. 할인율도 이마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놨다. 지역을 불문하고 한우를 찾는 고객이 대거 몰렸다는 후문이다.

A사 관계자는 "한우데이를 맞아 빈손으로 돌아가는 고객이 없도록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며 "행사 마지막 날까지 전국 매장에서 불편함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 모습)© 뉴스1

◇ 해외여행·외출 준비 고객들 백화점 몰려

백화점 역시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활기가 돌았다. 소비자들이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닫았던 지갑을 열기 시작해서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쌤소나이트 매장에서 만난 30대 여성들은 캐리어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캐리어의 크기와 내구성을 꼼꼼히 확인한 후 결제를 끝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서 2년 만에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지금 쓰고 있는 캐리어 크기가 작아 대형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서히 늘어날 외출과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 겨울 의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롯데백화점 9층 코리아패션마켓 행사장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로 북적였다. 이곳에선 등산·여성·캐주얼 브랜드의 제품들이 할인 가격에 판매됐다. 무엇보다 겨울 여성 외투에 고객들이 몰렸다.

한 50대 여성은 "작년엔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아 새 옷을 사지 않았다"며 "그동안 백화점을 찾을 기회가 적어 집에 보관하고 있었던 상품권을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매출을 이끈 명품 매장의 인기는 여전했다. 신세계백화점 에르메스 매장은 오후 1시를 전후해 입장 예약 대기를 더는 받지 않았다. 디올 역시 대기자만 40팀에 달했다.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한 명품 매장은 없었다.

유통업계는 위드 코로나와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거부감으로 집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보복소비로 조금씩 지난해 매출 부진을 만회했지만 아직은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어서다. 11월부터 진행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 중에 하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여전히 온라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최근 매장 리뉴얼과 체험형 공간 조성으로 고객 흡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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