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차 추격 허용했던 kt, 어떻게 다시 뒤집었나

김경윤 2021. 10. 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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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wiz는 지난달 28일까지 2위 삼성 라이온즈를 5경기 차로 따돌려 손쉽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다.

남은 27경기에서 5할 수준의 승률만 기록한다면 무난하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삼성이 한 걸음씩 다가오자 kt 선수단은 더 크게 흔들렸다.

결국 kt는 23일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무기력한 0-4 완패를 기록하고 1위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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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 부진으로 우승 놓칠 뻔한 순간 불혹의 유한준, 투혼으로 불씨 살려
'오늘 이긴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정규시즌 1위 결정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 말 kt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낸 후 선발투수 쿠에바스와 강백호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21.10.31 mtkht@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지난달 28일까지 2위 삼성 라이온즈를 5경기 차로 따돌려 손쉽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다.

남은 27경기에서 5할 수준의 승률만 기록한다면 무난하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런데 kt는 스스로 무너졌다.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압박감에 타선이 무섭게 식어버린 탓이었다.

한때 4할대 타율을 기록하던 중심 타자 강백호는 3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범한 성적을 냈고, 기대를 모았던 대체 외국인 타자 재러드 호잉도 좀처럼 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했다.

황재균, 장성우 등 기존 중심 타자들도 함께 무너졌다.

kt는 극심한 타선의 부진으로 야금야금 승률을 까먹었다.

삼성이 한 걸음씩 다가오자 kt 선수단은 더 크게 흔들렸다.

선두 자리에 섰던 경험이 없는 kt 선수들은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은 부담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kt의 수장 이강철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5연패를 기록하는 동안 제대로 숙면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t는 23일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무기력한 0-4 완패를 기록하고 1위 자리를 내줬다.

6월 25일 1위에 등극한 지 122일 만이었다.

그렇게 kt의 정규시즌 우승은 날아가는 듯했다.

이때 팀을 끌어올린 이가 있었다. 최고참 유한준(40)이었다.

KBO리그 야수 중 가장 나이 많은 유한준은 부상을 불사하는 투혼을 펼치며 젊은 선수들의 의식을 깨웠다.

고질적인 종아리 부상으로 몸 상태가 성치 않은데도 그는 전력 질주, 슬라이딩 등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유한준은 팀이 5연패에 빠지고 치른 24일 키움 히어로즈에서 두 차례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연패를 끊은 뒤에도 유한준의 투혼은 계속됐다.

28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선 1-2로 뒤진 7회말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장성우의 우중간 안타 때 전력을 다해 뛰어 천금 같은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패색이 돌던 kt엔 생기가 돌았고, 결국 5-2 역전승을 거두며 선두 싸움을 이어갈 동력을 만들었다.

유한준의 투혼으로 kt는 기적같이 삼성과 승-무-패 동률을 이뤄냈다.

kt wiz 유한준(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강철 감독은 "유한준의 플레이는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유한준 선배의 파급력이 팀을 변화시켰다"고 전했다.

2000년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돼 2004년 프로에 데뷔한 유한준은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불혹의 유한준은 이제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몸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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