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바닥에 떨어진 꽃..사랑의 고독을 그리다
영국 바스 출신 작가 톰 안홀트(34)가 서울 삼청동 학고재 본관에서 '사랑의 서사'에 집중한 유화와 수채화 각 12점을 11월 21일까지 선보인다. 2년 전 학고재 청담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코로나19 와중에도 런던, 베를린, 코펜하겐 등지에서 열린 전시가 큰 호응을 얻어 주목받았다.
안홀트는 "고전적이고 낭만적이면서도 슬픈, 부서진, 폭력적 이미지를 담아 첫 작품으로 걸고 싶었다"며 "단계적 과정(process)의 힘을 믿기에 작품과 작품, 전시와 전시가 이어지도록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와 음악을 제작하는 느낌으로 작품을 편집하거나 작품 배열 순서를 고려해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계 어머니와 페르시아계 유대인 혈통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안홀트는 스톡홀름과 런던에서 대학 과정을 마치고 베를린에 거주해 문화적 배경이 복합적이다. 그의 그림도 미술사와 가족사, 경험과 상상을 한꺼번에 담아낸 화면이 특징이다.
'2AM(새벽 2시)'은 열정적 사랑에 달뜬 한 남자가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화려한 장식의 이불과 낭만적 느낌의 밤 풍경에도 불구하고 바로 아래 어둠의 자식 혹은 유령처럼 표현된 연인의 모습이 집착적, 폭력적 측면을 함께 드러낸다.
'The Stranger(낯선 사람)'는 어두운 동굴 속으로 관객 시선을 끌어 함께 갇힌 느낌을 준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듯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바깥세상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동굴 속 덩치 큰 사람은 벌을 받고 헤매는 모습이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이면서 바깥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 본인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남자는 또 다른 '낙화'다. 또다시 사랑의 양가성을 확인하며 전시가 마무리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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