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기 암 진단..내년초 세계시장 본격진출
혈액 채취만으로 암진단 가능
액체생검 기술 성과 美서 발표
내년 하반기까지 식약처 승인
액체생검제품 국내 선보일것
최근 인천 송도에 있는 EDGC 본사에서 만난 신상철 대표는 "혈액 등 체액 속 DNA에 존재하는 암세포 조각을 찾아 유전자 검사로 분석하는 액체생검 기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일루미나 그레일의 액체생검 기술과 우리 기술이 자연히 함께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EDGC와 같은 분야 기술을 연구하는 회사는 미국 일루미나가 10조원에 인수한 그레일인데, EDGC와 그레일이 현재 세계 무대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액체생검은 각종 암을 극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혈액 등 체액 속에 떠도는 세포유리DNA(cell free DNA·cfDNA)를 포착해 분석하는 초정밀의료 기술로, 향후 암 진단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표는 "2016년 1000만명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표준화하는 국제 메가 프로젝트에 아시아 대표로 유일하게 참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EDGC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액체생검 임상 GMP(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허가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 식약처 상품화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자사 액체생검 브랜드 '온코캐치(OncoCatch)'를 선보일 예정이다. 온코캐치는 cfDNA 중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ctDNA(순환종양 DNA)를 검출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신 대표에 따르면 조기 암은 ctDNA 양이 너무 적어 가던트(Guardant), 나테라(Natera) 등 세계적인 회사들조차 기존 유전체에 대한 돌연변이 분석법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한계로 조기 진단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어야 했다. 암의 특이적 돌연변이 마커는 종류가 적고 환자 한 명당 1~2개 존재해 조기 암 환자의 ctDNA 검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이를 암 유전체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메틸레이션(메틸화), 다시 말해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패턴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법으로 추출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면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EDGC의 분석 기술을 사용하면 메틸레이션 마커를 수만 개 이상 분석할 수 있다. 또 극미량의 ctDNA 분석에도 높은 민감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신 대표는 "온코캐치가 국민 건강검진 서비스에 접목된다면 간편한 혈액 채취만으로 개개인이 암에 걸렸는지를 지금보다 훨씬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홍콩 UMH, 우크라이나 Pb Medicom-In 등 종합병원에서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암 발생률이 높은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10여 개국에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코캐치의 혁신성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8월 세계적 생명과학지인 지놈 웹(GenomeWeb)은 이를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 암 조기 진단 기술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복제 수 변이(CNV), 단백질 등을 분석하는 기존 업체들의 선별 검사를 대체해 암 조기 진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대표는 "온코캐치를 통한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 3대 암 검진율은 민감도·특이도가 90%를 넘어섰다"면서 "위암 등 나머지 10대 암 또한 극초기인 1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검진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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