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열린 타이브레이크, 만원 관중..열세 속에서도 KT가 끝냈다
[스포츠경향]
“보너스 게임.”“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1위 결정전을 앞두고 삼성과 KT의 사령탑은 이날 경기에 대해 각각 이렇게 칭했다.
지난 30일 두 팀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986년 후기리그에서 동률을 이룬 OB와 해태의 맞대결 이후 역대 2번째 타이브레이커가 성사됐다.
전날 밤 10시, 그리고 자정에 일반예매와 백신접종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열린 티켓팅은 각각 5분, 4분만에 매진됐다. 전 좌석의 절반에 해당하는 1만2244석이 모두 팔렸다.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지난해와 올시즌 통틀어 최다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뜨거운 관심 속에서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팀은 KT였다. KT는 삼성을 1-0로 꺾고 가까스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2013년 창단해 2015년부터 1군 무대를 밟은 제10구단 KT의 첫 우승이다.
모든 조건에서 KT가 불리한 상황에 있었다. KT는 전날 인천에서 SSG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렀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대구에 도착했다. 삼성은 창원에서 넘어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이동했다.
선발 카드부터 모험이었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28일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108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후 단 이틀간의 휴식을 가진 뒤 맞이하는 등판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초반 싸움에서 최대한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누굴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선발은 일찌감치 원태인으로 정해져있었다. 원태인은 올시즌 KT를 상대로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 1.26을 기록했다. KT 타선은 올해 원태인을 상대로 14.1이닝 동안 단 2점만 뽑아냈다.
홈팬들의 응원에서도 KT는 불리한 상황에 있었다. 관중석의 대부분을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삼성팬이 차지했다.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원태인은 5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쿠에바스도 예상을 깨고 역투를 했다. 최고 151㎞의 공을 뿌리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승부가 기운건 6회였다. 시작은 실책이었다. 1사 후 심우준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오선진이 1루로 송구했지만 비껴가면서 타자가 2루까지 진루했다. 원태인은 후속타자 조용호를 3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황재균과 6구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줘 1사 1·3루의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0-0의 팽팽한 균형이 깨졌다. 이날 원태인의 기록은 6이닝 2안타 2볼넷 8삼진 1실점 비자책이었다.
삼성에게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다. 7회 선두타자 구자욱이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고 후속타자 오재일의 뜬공을 KT 우익수 제라드 호잉이 포구를 하다 실책을 저질렀다. 오재일은 2루까지 달려가다 아웃됐지만 구자욱은 3루에 안착했다. 이어 호세 피렐라가 볼넷을 얻어가며 쿠에바스를 흔들었지만 강민호, 이원석이 범타로 물러나 득점 찬스를 날렸다.
쿠에바스가 7회까지 버틴 KT는 8회 1사후부터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하며 밀어부쳤다. 삼성도 7회부터 우규민, 마이크 몽고메리를 차례로 내보냈고 9회 2사 후에는 오승환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끝까지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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