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살 접종' 앞두고 10대 접종자 첫 사망..당국 "연관성 아직"

김지훈 2021. 10. 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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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지난 8월13일 접종완료 이후 75일만에 사망
미국 12~17살 890만건 중 접종 관련 사망 없어
16~17살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1일부터 12~15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지난 3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이후 처음으로 10대가 사망 사례가 확인돼 학부모들은 물론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지난 8월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고3 남학생이 75일만인 27일 사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학생은 지난 8월13일 접종을 완료한 이후 75일이 지나 사망했고, 기저질환은 없는 상태였다. 추진단은 “10대에서 예방접종 후에 사망으로 신고된 첫 사례이며, 신고된 사례와 예방접종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중증·사망 이상반응 대응 절차에 따라 지자체에서 신속대응을 시행하고,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 등에서 전문가가 관련 자료를 면밀히 조사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지난 7월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과 고등학교 교직원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1차 접종은 7월19~30일, 2차 접종은 8월9~20일에 진행됐다.

현재 10대에선 12~17살 소아·청소년의 사전예약과 접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번 사망 사례의 접종 인과성과 별개로 접종률에 일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16~17살(2004~2005년생)은 지난 29일까지 약 57만명(예약률 65.4%)이 접종을 예약해, 이달 18일부터 이날 0시까지 약 38만명이 접종을 받았다. 12~15살(2006~2009년생)은 약 50만명이 예약해 예약률이 27%인 상황이다. 접종은 11월1일부터 시작한다. 현재까지 10~19살 중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나온 탓에,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이 접종을 미루거나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10대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선 12~17살에 대한 약 890만건의 접종 가운데,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망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지난 8월6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미국 내 12~17살 약 89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 후 사망은 14건이었다. 사인으론 ‘폐색전증’, ‘자살’, ‘두개내출혈’이 각각 2건씩이고,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가증’ 및 ‘파종성 미코박테리움 감염증’이 각각 1건이 있었으며, 사인 미상과 보류가 6건이 있었다. 심근염과 심낭염으로 인한 사망은 없었다.

다만, 미국에선 10대 남성에서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8월3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백신부작용보고시스템’(VAERS)으로 접수된 심근염과 심낭염은 2574건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 100만건당 심근염·심낭염 발생 위험이 2차 접종 이후에 12~15살 남성은 42.6건, 16~17살은 71.5건이었다. 이는 18~24살 37.1건, 25~29살 11.1건, 30~39살 6.8건, 40~49살 4.4건보다 높은 것이다.

국내에선 지난달 12일까지 고3으로 접종한 16~18살 86만명 가운데 심근염·심낭염으로 확인된 사례가 외래 치료 5명, 입원 치료 10명 등 15건이 있었으나, 모두 회복해 퇴원한 상태라고 지난달 27일 추진단이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10대 남성에게서 심근염 또는 심낭염이 발병했는지, 발병했다면 이 질환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가 연관성 판단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장은 지난달 27일 4분기 예방접종계획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심근염, 심낭염이 젊은 남성에서 주로 보고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적절한 치료로 호전된 바 있어서 미국에서의 소아·청소년 위험·이득 분석에서 위험보다는 이득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개인의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 방역에 기여, 그리고 격리·등교 중지에 따른 학습권의 침해 그리고 심리적 위축이라는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판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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