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영 "SNL 정치풍자 도와줄건가"에 윤석열 내놓은 답은

금준경 기자 2021. 10. 3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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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풍자로 외압 받은 SNL, 정치 풍자 공통 질문 제시
'노룩패스' '무인 편의점' 등 정치 풍자 선보이기도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OTT 쿠팡플레이의 콘텐츠로 돌아온 SNL코리아가 '주기자가 간다' 코너를 통해 연일 대선 주자를 만나고 있다. SNL코리아는 후보들에게 정치 풍자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과거 정치 풍자로 곤욕을 치른 SNL코리아 입장에선 뼈 있는 질문이다.

후보자 공통 질문이 '정치풍자에 대한 견해'

지난 30일 업로드된 SNL코리아 9화에서 주현영 기자 캐릭터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연달아 인터뷰했다. 지난 주에는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를 인터뷰했다. 주기자는 긴장한 상황에서 공개 발표를 할 때 보이는 발성 등으로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빗댄 캐릭터다.

공통질문은 '정치풍자 코미디에 대한 견해'였다. 세 후보 모두 정치 풍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석열 경선 후보가 답변과 함께 젊을 때 봤던 풍자 코미디 추억을 길게 얘기하자 주현영 기자는 “후보님이 만약에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풍자 하도록 도와주실건가요?”라고 물었다. 윤석열 경선 후보는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심상정 후보는 “전폭적으로 환영이다. 시민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8회에 출연한 홍준표 경선 후보는 “정치풍자 코미디가 없어진 게 유감이다. 대통령도 유머의 소재가 될 수 있어야 하는게 자유민주주의”라고 답했다.

SNL코리아 입장에서 정치 풍자에 대한 질문은 상징적이다. SNL코리아는 과거 tvN 방영 시절 정치 풍자 코미디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tvN SNL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가 선거방송심의를 받았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홍지만 의원이 “박근혜 후보 역할의 출연자가 유독 욕설과 폭력이 심한 반면 안철수 후보 역의 출연자는 순하게 나오고 욕도 안 해 시청자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여야 정당의 대선후보를 텔레토비 캐릭터에 빗대 표현했다.

JTBC 뉴스룸 갈무리

JTBC '뉴스룸'은 2016년 11월24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하는 등 외압을 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풍자 코미디가 줄어든 상황이기도 하다. 공개 코미디 자체가 위축된 환경적 요인을 꼽는 분석도 있는 반면 뉴시스, 중앙일보는 비판에 민감한 지지자들의 팬덤을 이유로 분석했다.

쿠팡판 SNL, 여야 가릴 것 없는 정치·사회풍자

'주기자가 간다'는 집중적으로 후보자들이 예민해 하는 대목을 예리하게 묻지는 않았지만 각 후보를 인터뷰하면서 풍자 요소를 넣은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캡처
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캡처

윤석열 후보에게는 두 가지 보기 중 선호하는 하나를 고르는 '밸런스 게임' 질문을 통해 “빚내서 내 집 마련하고 이사한 날 짜장면 시켜먹기”와 “이재명 후보의 장기임대주택에서 빚 없이 살기”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압수수색 도중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윤짜장'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지난 8회 때는 홍준표 후보에게 좋아하는 음료를 물어보면서 보기에 커피, 오렌지쥬스, 이온음료와 함께 H2O를 넣어 홍준표 후보의 말실수를 연상케 했다. 심상정 후보에겐 “호통 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고선 “배우를 하셔도 왠지 잘 하실 것 같다”며 호통 캐릭터를 비꼬았다.

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캡처
▲SNL코리아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캡처

SNL코리아의 다른 코너에서도 정치·사회 풍자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SNL코리아는 '서민수업' 코너를 통해 정치인들에게 '서민인 척' 연기하는 법을 강의한다. 첫 번째 노하우는 “보좌관한테 짐을 떠맡기지 마라”로 캐리어 끄는 방법을 일일이 알려준다. 김무성 전 의원의 '노룩 패스'를 풍자한 대목이다.

이어 학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을 만난 자리에서 한 정치인이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어떨가요?”라며 무인 편의점이 많다는 말을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아는 게 없으면 그냥 다물고 손잡고 우십시오”라고 조언한다. 지난 3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을 들은 뒤 무인 편의점을 제안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SNL코리아 '서민수업' 코너. 사진=쿠팡플레이 캡처

이전 방영 회차 때는 'AI 백화점 직원 기가여정' 코너에서 안영미가 고객으로 등장해 전화 상대에게 “재명오빠? 난 오빠의 그런 '점'이 좋더라”고 말한 뒤 '배우 유재명 오빠'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를 연상케 하는 구성이다.

'집합금지의 밤' 코너에선 중식당에서 조직 폭력배들의 간 결투가 벌어지지만 밤 10시가 넘어 해산을 해야 하는 '거리두기 조치'를 풍자로 풀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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