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뒤늦은 은퇴식? 1년 흘렀어도 레전드 예우 잊지 않는 경남

김태석 기자 2021. 10. 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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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경남 FC는 오래도록 팀을 위해 뛴 선수들을 잊지 않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까지 경남의 최고참 선수로서 동료들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하다 은퇴를 한 바 있다.

그러나 경남은 배기종과 안성남이 마땅히 받아야 할 팬들의 박수를 받지 못하고 커리어를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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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창원)

사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경남 FC는 오래도록 팀을 위해 뛴 선수들을 잊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재난 때문에 마지막 순간 팬들과 마주하며 인사를 건네지 못했던 역전의 용사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언뜻 보면 아주 잠깐의 이벤트일지 몰라도, 헌신한 레전드를 잊지 않는다는 건강한 이미지를 얻게 됐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잠시 후인 31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2 2021 36라운드에서 대전하나 시티즌을 상대한다.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아쉬운 상황에서 치르는 승부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라는 점에서 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를 다지며 이 경기를 준비했다.

그런데 대전하나전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레전드의 귀환이다. 경남은 이날 대전하나전에서 배기종 경남 플레잉 코치, 그리고 안성남 김포 FC U-15팀 감독을 위한 '뒤늦은 은퇴식'을 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까지 경남의 최고참 선수로서 동료들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하다 은퇴를 한 바 있다. 그러나 하필 코로나19가 확산된 시즌이었던 탓에 팬들 앞에서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지도자로 변신해야 했다.

사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기도 했다. 은퇴 선언을 한 지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새로운 축구 인생을 이미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은퇴식이 어떤 측면에서는 새삼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남은 배기종과 안성남이 마땅히 받아야 할 팬들의 박수를 받지 못하고 커리어를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그들은 경남이 K리그2를 정복하고 K리그1에서 준우승을 주도한 레전드라는 점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남이 뒤늦은 은퇴식에 배기종과 안성남 역시 무척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배 코치는 "가진 것에 비해 경남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1년간 코치로 팀과 함께 하고 있었지만, 팬들 앞에서 정식으로 은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 기회가 주어져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 감독도 "경남에서 5년을 뛰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은퇴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 경남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잊지 않은 경남, 그리고 박수치며 미래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재차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도 두 사람의 은퇴식에 기꺼이 동참하며 제2의 축구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길 기원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경남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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