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간 것 같은데 할배도 갈래"..조모 살해 형제 '잔혹상'에 "엄벌해야"

남승렬 기자 2021. 10. 31. 15: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몸이 불편한 70대 할머니는 평소 손자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93세 할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몸이 다소 덜 불편한 77세 할머니는 손자인 A군(18)과 그의 동생(16)을 애지중지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할머니는 형제의 부모가 헤어진 뒤 10년 가까이 이들을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 공소 요지에 따르면 A군 형제는 지난 8월29일 집에서 할머니로부터 "왜 너희가 급식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먹을 것도 사오지 않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등의 잔소리를 듣자 A군은 이날 오후 10시26분쯤 B군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할머니를 죽이자'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첫 공판서 친할머니 존속살해 대구 10대 형제 잔혹성 드러나
정치권 "촉법소년 연령하향 등 10대 강력범죄 처벌 수위 높여야"
30일 오전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주택에서 할머니의 잔소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10대 고등학생 형제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주택 옥상에 월요일 등교를 위해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빨랫줄에 걸려 있다. 2021.8.3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몸이 불편한 70대 할머니는 평소 손자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 없는 친손자들을 9년째 길러온 조부모의 나이는 93세, 77세였다.

93세 할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몸이 다소 덜 불편한 77세 할머니는 손자인 A군(18)과 그의 동생(16)을 애지중지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할머니는 A군이 휘두른 흉기에 수십차례 찔렸다. 지난 8월 30일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주택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A군이 범행하는 동안 동생 B군은 할머니의 비명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할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머리, 얼굴, 팔 등 전신에 입은 부상 정도가 심해 결국 사망했다.

할머니의 사인은 다발성 자상에 의한 과다 출혈이다.

숨진 할머니는 형제의 부모가 헤어진 뒤 10년 가까이 이들을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참극이 일어난 당일 낮 취재진이 찾은 이들의 주택에는 손자가 등교할 때 입으라고 할머니가 깨끗하게 빨아둔 A군의 교복만이 덩그러니 널려 있었다.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A군은 "할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고 심부름을 시켜 짜증났다"는 이유로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속살해와 존속살해 방조 혐의로 긴급체포된 A군 형제는 지난 8월 31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직후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 "후회하지 않느냐",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군 형제는 구속된 상태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8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A군 형제는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등장해 검찰의 공소 사실과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재판 내내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검찰의 공소 요지를 통해 드러난 범행의 잔혹함과 조사 과정에서 한 발언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검찰 측 공소 요지에 따르면 A군 형제는 지난 8월29일 집에서 할머니로부터 "왜 너희가 급식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먹을 것도 사오지 않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등의 잔소리를 듣자 A군은 이날 오후 10시26분쯤 B군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할머니를 죽이자'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당시 '할머니 죽일래? 즐기다 자살하는 거지 뭐. 어때?'라는 메시지를 B군에게 보내 할머니를 함께 죽이자고 권유했다.

8월 30일 0시10분쯤 범행 당시 할머니가 방으로 피하자 A군은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피해자를 향해 겨눈 뒤 등과 옆구리 부위를 60차례가량 찌른 것으로 밝혀졌다. 할머니는 심장과 폐 부위가 관통돼 사망했다.

A군은 범행 후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에게 "할머니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라는 등의 패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할머니 병원에 좀 보내자"고 애원하자 "할머니 이미 갔는데 뭐하러 병원에 보내냐.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했다.

A군이 "할아버지도 이제 따라 가셔야지"라며 추가 범행을 하려 했으나 B군이 "할아버지는 죽이지 말자"고 말려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B군은 형이 할머니를 살해할 당시 "칼로 찌를 때 소리를 시끄럽게 지르니 창문을 닫아라"는 형의 말을 듣고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A군 등은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A군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법 제도를 이용해 감옥 생활을 반복하기로 했다고 한 점, '이곳에 있어서 웹툰을 못 봐 아쉽다'고 말하는 등 생명을 경시하고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된다"며 A군에게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공판에서 A군과 B군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A군 변호인은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A군은 재판부에 그간 반성문을 두 차례에 걸쳐 제출했다.

그는 반성문을 통해 재판부에 "안에 있으면서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게 됐으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가게 되면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스스로 볼 때 불쌍했던 과거도 되돌아 보았다. 이런 점을 재판부가 잘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2월 6일 오후 2시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려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고교 3학년 A(18)군과 동생 B(16)군. 2021.8.3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A군 형제 사건 등 10대 청소년 잔혹 범죄가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 사건 기사에는 '애지중지 돌본 손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릴 때 할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로도 모자란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최고형에 처해달라' 등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댓글이 달렸다.

고교생인 이들 형제의 경우 '촉법소년'이 아니지만 촉법소년을 비롯한 청소년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미성년자로 가정법원에 송치돼 사회봉사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정치권에서도 촉법소년을 비롯한 청소년 범죄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약도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촉법소년 기준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범죄 피해의 고통은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다고 가벼워지지 않는다. 소년법을 폐지하고 '보호소년법'을 제정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낮추겠다"고 했다.

'보호소년법'은 현행 소년법을 폐지하고 형사미성년자, 즉 촉법소년 연령을 만 8세 이상, 만 12세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청소년의 정신적·육체적 성장이 빨라지고, 청소년 범죄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만큼, 1953년 제정한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 전 의원은 "훔친 렌터카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해 국민의 공분을 산 적이 있고,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벽돌에 맞아 무고한 가정주부가 사망했으나 가해자들이 나이가 어려 처벌받지 않은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아이는 촉법소년이니 처벌받지 않는다. 알아서 하라'는 뻔뻔스러움 앞에 피해자가 피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또다른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아예 사형제도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시민도 청소년의 패륜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박민정씨(39)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건에 할 말을 잃을 정도"라며 "이 사건 말고도 전국에서 잇따라 터지는 강력범죄에 밖을 다니기 무섭다. 괜히 사형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겠느냐"고 했다.

pdnams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