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때 부과했던 유럽산 철강 관세 철회

미국이 유럽산 철강 수출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철회하기로 유럽연합(EU)과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의 과잉생산 등 글로벌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철강 산업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유럽과 협력할 계기를 마련했다.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연합뉴스

지나 러만도 미 상무장관은 “유럽산 철강 중 제한된 물량이 미국에 무관세로 들어오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EU도 내달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증액을 하지 않기로 했다. EU 통상대표 블라디스 돔브로프스키는 트위터에 “미국과 철강 및 알루미늄을 둘러싼 무역분쟁을 중단하고 세계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EU·중국·일본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맞서 EU는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켄터키 버번 위스키, 담배, 옥수수, 오렌지 주스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 정부는 이번 합의가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적용을 유지하되 제한된 물량의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무관세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세면제 대상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유럽산 철강 330만톤에 무관세를 적용한다고 했다.

러만도 장관은 이번 무관세 합의가 전적으로 EU 회원국에서 생산된 철강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자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유럽에서 최소한의 처리만 거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WSJ은 코로나발(發) 공급 물량 축소와 물가 인상으로 지난해 철강 값이 톤당 1900달러에 이르렀다며 미 정부는 이번 합의가 철강 가격 하락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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