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의 5위..와카전 사상 첫 '업셋'은 가능할까

[스포츠경향]

키움 김혜성(가운데)이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군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매치는 가을야구 본경기에 앞선 ‘리허설’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다.

1승 어드밴티지를 갖는 4위 팀이 절대 유리한 방식으로, 5위 팀이 뒤집을 수 있는 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4위 팀은 1차전 무승무(15회)만으로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지만 5위 팀은 1,2차전 연승을 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6차례 와일드카드매치에서 5위 팀이 4위 팀을 잡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와일드카드 매치가 2차전까지 진행된 것도 LG와 KIA가 4·5위로 만난 2016년 한 차례 뿐이었다,

올해 와일드카드 매치는 양상이 조금 다를지 모른다. 승리 팀 결정방식에서는 올시즌도 4위 두산이 여전히 유리하지만, 선발 매치업을 비롯한 현재 전력을 감안하면 5위 키움의 승산이 적잖이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산은 선발 공백 상태에서 1일 와일드카드 매치에 들어간다. 1차전 선발로 우완 곽빈을 예고한 가운데 승부가 2차전까지 이어질 경우에는 ‘대체선발’ 요원인 김민규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곽빈은 올시즌 4승7패 평균자책 4.10을 기록하며 팀의 4~5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 등판일의 투구 밸런스에 따라 제구가 ‘좋은 날’과 ‘나쁜 날’의 차이가 매우 큰 편으로 키움과 1차전에서는 어느 쪽일지 예측이 어렵다.

곽빈은 지난 28일 문학 SSG전에서 5이닝 7삼진에 3안타 1볼넷 2실점으로 괜찮은 피칭을 했다. 그러나 휴식일이 사흘 뿐이었던 게 또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

키움은 우완 파이어볼러 안우진을 1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안우진은 코로나19 방역위반 관련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지난 9월 돌아온 뒤로 6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 3.31일 기록했다. 이 기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4, 피안타율 0.190으로 세부 피칭 내용에서도 빛나는 수치를 남겼다. 안우진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1안타 1실점 역투를 하고 6일을 쉬고 등판하는 터여서 체력 문제도 없다. 올시즌 두산전에서는 2경기에 나와 1패만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은 2.84로 좋았다.

키움은 2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다면 정찬헌과 최원태 중 한 선수를 내세울 수 있다. 2차전 역시 선발 매치업에서 키움이 우세하다.

키움은 올시즌 두산전에서 8승1무7패로 살짝 우위에 섰다. 와일드카드 매치가 이어질 잠실에서도 4승4패로 밀리지 않았다. 키움은10월 이후 팀타율 0.265에 팀 OPS 0.709를 기록하며 두 부문은 물론 전반적인 공격력에서도 두산에 근소하나마 앞서는 흐름이다.

5위 팀에 이처럼 힘이 들어가는 와일드카드 매치는 또 없었다. 이전처럼 싱겁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와일드카드 매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