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개막..화석연료 꼭 줄여야 하는 5개국 약속과 현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31일 개막한 가운데 영국 BBC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러시아 등이 2015년 파리협정 이후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점검했다.
EU가 21일 발표한 지구 대기 연구를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EDGAR)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중국, 미국, EU(영국 포함), 인도, 러시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 중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COP26을 앞둔 28일 2030년까지 비화석 연료를 통해 전체 에너지 수요 중 25%를 충당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발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풍력 발전량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석탄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2060년까지 석탄 수요를 80% 이상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중국은 2026년부터 석탄 사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지난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엔총회에서 해외에서 새로운 석탄 화력 프로젝트를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장은 자국 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석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신차 중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미국의 화석연료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2010년에 비해 약 9% 감소했다. 여전히 80%의 에너지를 화석연료로 얻고 있지만 재생에너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화석연료에서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1500억 달러(약 176조 원)를 할애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기후변화 비정부기구(NGO)인 ‘기후행동추적(CAT)’은 미국의 정책이 ‘불충분하다’며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U는 2030년까지 1990년 수준에서 55%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EU 내 국가 간 재정과 기술적 역량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EU의 공동목표에 대해 모든 회원국이 동의하는지가 관건이다. 현재 EU 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다.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큰 국가다. 인도 전력망의 약 70%가 석탄발전에 의해 생산된다. 지난 2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상위 5개 국가 중 1인당 배출량은 가장 낮다. 또 상위 5개국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인도는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해 부유한 국가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제성장 단위 당 이산화탄소량을 뜻하는 ‘배출집약도’를 주요 척도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인도는 2030년까지 배출집약도를 33~35%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화석 연료의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19년 기준 비화석 연료 발전 비중은 23%다. 탄소중립 달성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경제 상황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모두 감소하고 있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이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단 러시아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노력보다, 광활한 숲과 습지에서 대량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에 기대고 있어 정책적으로는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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