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4곳 "노동시장 유연성 떨어져 신규 채용도 어려워"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져 신규 채용에 나서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낮은 이유로 법과 제도를 꼽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30인 이상 기업 525개 사를 대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경총은 조사에 응한 기업에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에 대한 체감도를 항목별로 5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했다. 유연성과 안정성이 ‘매우 낮다’고 느끼면 1점, ‘보통’은 3점, ‘매우 높다’는 5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경총은 조사한 모든 항목에서 체감도가 중간값인 3점 미만으로 나와 응답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민균

유연성 체감도 평가에서는 ‘고용·해고 등 인력 조정의 용이성’(외부수량 유연성)이 2.71점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임금 조정의 용이성’(임금 유연성) 2.78점, ‘근로시간 조정 용이성’(내부수량 유연성) 2.80점, ‘직무조정·배치전환 용이성’(기능적 유연성) 2.85점 등이었다.

응답 기업 중 40.6%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낮아 인력 수요가 발생해도 신규 채용을 주저하게 된다고 답했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은 없는 기업에 비해 노동시장 유연성 체감도가 낮게 나타났다.

노동시장 안정성 평가에서는 ‘실직 시 신속한 재취업 가능성’(고용 안정성)이 2.71점으로 체감도가 가장 낮았다. 이어 ‘실직 시 안정적 소득확보 가능성’(소득 안정성) 2.73점, ‘일과 삶의 조화 가능성’(결합 안정성) 2.84점 등이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소득 안정성이, 규모가 클수록 고용 안정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합 안정성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높게 나타났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는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실직하더라도 신속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고용서비스 체계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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