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협회 미가입 도장' 다녀도 승품·단 심사 가능해진다

공정위, 협회 불공정 관행 개선
모든 심사 정례화 후 일정 공개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태권도장.(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파이낸셜뉴스] 대한태권도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도장에 다니면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없던 불공정한 관행이 개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내년부터 태권도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도장에 다니는 수련생도 승품·단 심사 응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심사를 정례화하고 일정을 통합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협회는 모든 태권도장이 승품·단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심사는 협회 가입 도장을 위한 '정규 심사'와 미가입 도장을 위한 '비정규 심사'로 나뉘는데 비정규 심사는 지난 5년 동안 단 1회(2016년 12월3일)만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수련생의 승품·단 심사 기회를 확보하려면 협회 가입비 300만원(시·도별 평균 금액)을 내고 꼭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태권도장 신고 사업장 1만298곳 중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도장은 408곳(4%)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협회는 회원 미가입 도장을 위해 별도로 심사를 개최할 유인이 없다"며 "그 결과 태권도장업 시장에서 협회 등록을 사실상 의무화해 불공정 행위가 생기거나 소비자 후생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협회와 합의해 정규·비정규 심사를 정례화하고 비정규 심사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모든 심사 일정은 사전에 통합 공개해 일선 도장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공정위는 "협회 산하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가 회원 등록 요구를 부당하게 거절한 사건을 조사하다가 밝혀낸 불공정 관행을 고쳤다"며 "협회 가입 자율성이 증진돼 가입·미가입 도장 간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