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성 다음 소행성 탐사 도전한 UAE 우주정책의 핵심은 기업 육성"

김민수 기자 2021. 10. 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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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빈트 유세프 알 아미리 UAE 우주청장 단독 인터뷰
사라 빈트 유세프 알 아미리 장관은 “올해 IAC에서는 2024년 폐쇄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민간이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주목할 화제가 됐다"며 "민간 기업들을 어떻게 우주산업에 참여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게 하느냐가 UAE  국가 우주정책의 중점 과제"라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 이후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고심하고 있는 한국과 맥이 닿아 있다. UAE 우주청 제공

한국 사회가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 준비에 온 시선이 집중돼 있던 지난달 6일 중동의 신흥 우주강국 아랍에미리트(UAE)가 대규모 소행성 탐사 계획을 발표했다. 2028년부터 2033년까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를 돌고 있는 소행성을 7개나 탐사하는 매우 도전적인 프로젝트다.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탐사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을 안착시키며 일약 중동 우주개발 강국으로 떠오른지 8개월만의 깜짝 발표에 또 한번 세계 눈이 집중됐다. UAE는 지난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우주행사인 국제우주대회(IAC2021)를 아랍 국가 최초로 유치하기도 했다. 

UAE의 국가 우주개발은 20~30대 과학자들, 이 가운데 여성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주도 하고 있다. 남성 중심의 사회인 중동 국가에서 여성 과학자들의 대규모 참여는 미국과 유럽 등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IAC 유치를 주도한 사라 빈트 유세프 알 아미리 UAE의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겸 우주청장(34)은 대표 아이콘이다. 알 아미리 장관은 이달 27일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IAC2021의 두바이 유치로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개최 의의를 밝혔다. 

알 아미리 장관은 “올해 IAC에서는 2024년 폐쇄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민간이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큰 화제로 떠올랐다"며 "민간 기업을 어떻게 우주산업에 참여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게 하느냐가 국가 우주정책의 중점 과제"라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 이후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고심하고 있는 한국과 맥이 닿아 있다. 

알 아미리 장관은 지난달초 발표한 소행성 탐사계획도 이런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UAE의 소행성 탐사계획은 2028년까지 탐사선을 발사해 2033년까지 7개 소행성을 탐사한 뒤 최종적으로 5억6000km 떨어진 소행성에 착륙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발사 후 5년간 36억km에 이르는 우주공간을 여행해야 하는 고난도 미션으로 분류된다. 알 아미리 장관은 “아말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와 과학자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행성 탐사 미션은 우주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UAE 기업의 우주개발 참여를 독려하고 우주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게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사라 유세프 알 아미리 UAE 우주청장은  “우주개발이 지속되고 우주경제를 창출하려면 결국 민간 분야가 참여해야 하며 정부 예산만으로는 우주산업을 지탱할 수 없다”며 “민간기업이 참여할 만한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고 우주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 아미리 장관이 인터뷰 도중에 밝게 웃고 있다. UAE 우주청 제공

알 아미리 장관은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해당하는 첨단과학기술부 장관 외에도 우주청장, 과학자위원회 의장,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 아말 프로젝트 및 과학 책임자를 맡고 있다. 장관에 임명되기 전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 연구개발 이사로 재직하며 지식연구부서를 설립했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알 아미리 장관을 젊은 과학자 50인에 선정했다. 

UAE는 우주개발에서 한국보다 늦은 후발주자였다. UAE가 우주개발 초기 쏘아올린 위성인 ‘두바이샛’ 등을 개발하는데 한국 기업인 쎄트렉아이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UAE는 미국 대학을 비롯해 각국과 협력하며 빠르게 우주개발 역량을 쌓았고 한국보다 먼저 화성 탐사계획을 입안해 실행했다. 알 아미리 장관은 “20년 걸릴 일을 10년만에 해내면서 빠른 시간에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며 “소행성 탐사 미션으로 우주항법, 추진기관, 단열 등 극한 우주환경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연구 역량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 아미리 장관은 "과학적으로는 소행성 착륙을 한번도 시도해 본적 없기 때문에 착륙 미션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훨씬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알 아미리 장관에 따르면 UAE의 아말 프로젝트에 관여한 민간기업은 고작 3~4개에 그친다. 하지만 소행성 탐사 미션에서는 참여 민간기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몇 개의 기업을 참여시킬 계획인지에 대해 알 아미리 장관은 “구체적인 수치를 설정하면 그 수치를 맞추는 데만 급급해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치가 의미가 없다”며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전용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UAE 우주정책은 사실상 민간 기업 지원 방안이나 다름없다. 우주 관련 연구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원 프로그램,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할 경우 발생하는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프로그램, 해외 기업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 어디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 조언하고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등이 주를 이룬다.  알 아미리 장관은 “우주개발이 지속되고 우주경제를 창출하려면 결국 민간 분야가 참여해야 하며 정부 예산만으로는 우주산업을 지탱할 수 없다”며 “민간기업이 참여할 만한 비즈니스 계획을 세우고 우주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 아미리 장관이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UAE 우주청 제공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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