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대기 1시간".. '반값 한우'에 북적이는 대형마트

지난 30일 수도권의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 앞에 사람들이 줄 서있다. /홍다영 기자

지난 30일 오후 1시 수도권의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 앞에 수십여 명의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반값 한우’를 사러 온 사람들이었다. 한우 등심 1등급(100g)은 59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대형마트가 다음 달 1일 한우의 날을 맞아 한우를 최대 50% 할인하자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한 중년 남성은 “평소 비싼 한우 먹기가 쉽지 않았는데 가족과 주말에 먹기 위해 줄을 섰다”고 했다.

유통 업계가 다음 달 1일 한우의 날을 맞아 한우 할인에 나섰다. 한우의 날은 소를 뜻하는 한자 우(牛)에 1(一)이 세 번 들어간 데서 착안한 유통가의 한우 먹는 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 대신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소비자가 늘어난 분위기도 반영됐다.

한우 가격은 연일 상승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한우 등심 1등급(1kg) 가격은 10만968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다.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 값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육 한우는 337만마리, 도축 한우는 79만~80만마리로 전년 대비 각각 4.5%, 4%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사육·도축 마리가 늘어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통 업계는 늘어난 수요를 겨냥해 대대적 할인 행사에 나섰다. 이마트는 다음 달 1일까지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한우를 최대 50% 할인한다. 이마트는 한우 180톤을 준비했다. 일부 점포는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몰렸고 ‘한우 구매 대기 1시간’이라는 진풍경을 연출한 곳도 있었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3일까지 마이 홈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한우를 최대 50% 할인한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3일까지 행사카드 결제 시 한우를 최대 40% 할인한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충북 음성 등 산지 공판장 경매에서 직접 한우를 공수하고 있다. 올해는 축산 MD(상품기획자)들이 행사 2개월 전부터 경매에 참여해 한우 100톤을 준비했다. 롯데마트 윤병수 신선2부문장은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소비자가 마음 편하게 한우를 즐기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준비했다”고 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는 다음 달 2일까지 온라인 장터에서 한우를 최대 58% 할인한다. 불고기 1++등급(100g) 3270원, 등심 1등급 8750원, 안심 9970원 등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다. 다음 달 11일까지 대형마트에서도 최대 30% 할인한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오랜 거리두기로 지친 국민들이 한우를 먹고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에 한우 농가와 힘을 모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