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역사상 가장 젊고 강한 필승조 트리오 탄생..재도약 초석일까?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구단 역사상 가장 젊고 강한 필승조 라인이 완성됐다. 이들의 연령대, 기록과 퍼포먼스 등 여러 지점을 고려해봐도 구단 역사상 이보다 강한 필승조 라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2022년, 재도약의 초석이 될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롯데의 7~9회를 책임진 필승조인 구승민(31), 최준용(20), 김원중(28)은 모두 굴곡의 시간을 거친 끝에 개인 커리어에 기념이 될만한 기록들을 만들었다. 전반기부터 필승조 보직을 맡았지만 부침이 있었고 또 최준용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적도 있었다. 전반기 이들의 조합은 불완전했고 불안정했다.
전반기 구승민은 35경기 등판해 2승 4패 8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6.82에 달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전반기 32경기 3승 3패 13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03, 블론세이브 5개를 범했다. 그나마 최준용이 부상 이전까지 15경기 2승1패 7홀드 평균자책점 4.42의 성적을 남겼다.
전환점은 올림픽 휴식기였다. 최준용이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구승민과 김원중도 재정비를 마쳤다. 그러자 롯데의 7~9회는 철벽으로 변했다. ‘7회 구승민-8회 최준용-9회 김원중’은 승리 공식의 디폴트 값이었다. 이들의 존재는 상대 팀의 경기 운영에 조급함을 야기시켰다. 롯데는 후반기 7회까지 앞섰던 27경기에서 26승 1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구승민은 33경기 4승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76의 성적을 남겼고 최준용은 29경기 2승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특히 최준용은 후반기 23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전반기 동안 구단의 고심을 심화시켰던 마무리 김원중은 후반기 철벽 마무리로 돌변했다. 29경기 1승1패 22홀드 평균자책점 1.88에 블론세이브 제로의 성적을 남겼다.
결국 구승민과 최준용은 나란히 시즌 20홀드를 챙겼다. 구승민은 역대 7번째 2년 연속 20홀드 투수로 거듭났다. 최준용도 2년차에 20홀드를 마크하며 셋업맨 커리어의 이정표를 세웠다. 신인왕 수상을 위해 어필할 수 있는 기록 하나가 생겼다. 최준용은 “우선 20홀드를 무조건 하고 싶었는데 홈 최종전에서 비로소 달성할 수 있어 정말 뜻깊다”라며 “팀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겨울에 준비 잘 해서 내년에는 정규 시즌이 아닌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구승민, 최준용 불펜 듀오는 롯데 역사상 5~6번째 20홀드를 기록하게 됐다. 2004년 임경완(22홀드), 2013년 이명우(20홀드), 2018년 오현택(25홀드), 2020년 구승민(20홀드)이 이들에 앞서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20홀드 투수가 한 시즌에 2명이 나왔던 시즌은 구단 역사상 올해가 처음이다.
마무리 김원중은 시즌 35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 순위 2위에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단독 2위의 기록이다. 구단 시즌 최다 기록은 지난 2017년 손승락의 37세이브다. 마무리 2년차 만에 구단 역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지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3명의 투수 모두 최근 2시즌 쉼 없이 던졌다. 최근 2년 간 등판 경기 수에서 구승민은 125경기(6위), 김원중 119경기(공동 8위)에 나섰다. 최준용이 그나마 적은 75경기에 등판했다. ‘소모품’ 취급을 받는 투수들의 어깨이기에 등판 할수록 피로가 쌓이는 게 정설이다. 과부하 상태가 되면 구위가 떨어지고 밸런스가 흔들린다. 자연스럽게 부상의 위험도이 높아진다. 불펜 투수가 꾸준하게 활약하기 힘든 이유다. 올해 구승민이 달성한 2년 연속 20홀드가 역대 7명 밖에 없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불펜 투수가 안정적이고 꾸준한 커리어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은 2022년 롯데의 재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은 틀림 없다. 이변이 없는 한 이들의 필승조 라인업은 변동 없을 전망. 다만 이들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오래 유지될 수 있다. 래리 서튼 감독 역시 내년 필히 보완해야 할 점 중 하나로 선발과 필승조 사이에 나설 연결고리 투수 조합을 꼽았다. 올 시즌의 경우 올해 첫 선을 보인 김도규가 그 역할을 맡았고 정규시즌 막판 앤더슨 프랑코가 이 자리에 들어섰다.
서튼 감독은 “선발 투수가 내려가고 6회 정도에 올라올 투수 2명 정도가 필요하다. 필승조 부담을 덜어주고 멀티 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찾아야 한다”라며 “우리 팀 투수진 뎁스가 많이 좋아졌고 김도규와 같은 역할을 해줄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추려서 조합을 하는 게 나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불펜진의 컨디션은 매년이 다르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힘들고 예측도 쉽지 않다. 롯데가 올해 구축한 필승조들의 성장은 내년의 희망과 재도약의 초석으로 불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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