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는 이유가 있었다"..한화, 그래도 리빌딩 1단계는 성공 [SC 핫포커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체질 개선의 마지막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소문난 육성 전문가.
2019년 9위, 2020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수베로 감독에게 단기간 성적 향상보다는 강팀으로 갈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길 바랐다. 베테랑 선수를 대거 정리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수베로 감독은 "올해 한국에 있는 팀 감독으로 오면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야구 환경을 겪었다. 특히 언어적인 부분을 비롯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감독직을 수행했는데 언어적으로 피드백하거나 메시지를 전달에 있어 통역을 거쳐 이뤄져 조금 늦어지는 건 새로웠다. 다만, 어려웠던 부분은 시즌이 지나면서 괜찮아졌다"고 KBO리그에서의 1년을 돌아봤다.
올 시즌 한화는 49승12무83패로 2년 연속 5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팀 타율은 2할3푼7리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고, 팀 평균자책점은 4.65로 7위에 머물렀다. 실책 120개로 키움 히어로즈(129개)에 이은 2위. 주루사는 5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비록 팀 성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수베로 감독은 만족감을 내비쳤다. "1년 차에서 구상했던 것은 이뤄냈다"고 운을 뗀 수베로 감독은 "경기를 어떻게 하는지,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 등 이해를 높여가는 과정을 거쳐왔다. 수확이 많았던 첫 해"라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구체적으로 공격과 수비, 주루, 투수 부분에 한 시즌 평가와 목표를 짚었다.
공격에서는 '출루'를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장기적으로 보면 출루를 많이 해야 한다. 안타도 있지만, 선구안을 통해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선행돼야 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이해도가 많이 올라왔다.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수비에서는 리그의 관심이 쏠렸던 '파격적인 시프트' 적응에 초점을 뒀다. 수베로 감독은 "시프트는 확률을 기반으로 포메이션을 잡는다. 올해는 데이터를 쌓는 과정"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하는 것만큼 극단적이거나 과하게 하는 것이 보인 적이 없어서 선수들을 이해시키고 실행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시프트는 좌타자라고 오른쪽으로 수비를 옮기고 이런 것이 아닌 주자 상황이나 타자가 치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 또 마운드에 투수가 누군지 타자가 어떤 접근으로 서 있는지 순간 읽어내면서 맞춰서 시프트를 하는 것이 완성형"이라며 "선수들이 생각하면서 경기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루에선 "공격적 마인드가 기본이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수베로 감독은 "틈이나 기회가 있으면 한 베이스를 더 가야한다"라며 "올해 그런 모습이 나왔지만, 주루사 때문에 경기를 넘겨준 적도 있고 실수도 있었다. 이런게 쌓여야 실제 주루 플레이로 나와서 (올해) 적극적으로 뛴 건 고무적"이라고 "실책을 최소화할 수 있고 언제 공격적이고 언제 보수적으로 갈지 선수들이 판단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투수진에게는 제구를 바랐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는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1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전반기에는 이기는 경기에서 역할을 정해져서 운영했다면, 후반기 때는 여러 상황에서 역할을 정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나가는 것으로 바꿨다"라며 "후반기에 투수 등말소가 많았던 건 스트라이크에 넣지 못하는 경우 말소를 통해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1군 무대에서는 스트라이크존에 제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어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 4사구를 10~12개 이렇게 주면서는 이길 수 없다. 이런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이 생각하는 '리빌딩의 완성'은 언제일까. 수베로 감독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일단 조심스러워 했다. 팀 성적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 수베로 감독은 "신인 선수의 잠재력 폭발도 있고, FA 선수를 영입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또 2군 선수의 성장도 요인"이라며 "지금 있는 선수들이 육성이 잘되서 2군 성적이 상위권을 노리면 준비가 많이 됐다고 볼 수 있다. 2군이 1, 2등을 한다고 해서 리빌딩의 ㅎ완성은 아니지만, 이뤄져야 할 프로세스"라고 바라봤다.
정규시즌을 모두 마친 한화는 내달 5일부터 대전에서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 경기 끝나면 5일 정도 휴식 후 마무리캠프에 시작된다. 주전으로 뛴 선수들은 휴식을 추가로 더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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