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위 염원' 109구 던진 뒤 딱 하루 쉬고 괴력을 발휘한 투수가 있다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부담은 별로 없었다."
고영표는 KT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사이드암 선발투수다. 그런 고영표가 30일 SSG와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 구원 등판했다. 군 복무 이전이던 2018년 10월 2일 잠실 LG전 이후 1124일만의 구원 등판이었다.
그만큼 KT의 사정이 급했다. KT는 이번주 5연전을 치렀다. 하필 최종일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뒤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고영표는 28일 NC와의 수원 더블헤더 1차전서 7.1이닝 11탈삼진 8피안타 1사사구 1실점했다.
109구를 소화했는데 단 하루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8-2로 앞선 6회말에 선발투수 소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했다. 42개의 투구로 홀드까지 따냈다.
고영표의 홀드는 2017년 3월31일 인천 SK전 1674일만이었다. 이 홀드 덕분에 KT가 SSG에 8-3으로 완승을 거뒀다. 삼성이 NC를 잡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순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31일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르게 됐다. 만약 KT가 이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면 고영표의 홀드가 결정적 훈장이 될 뻔했다.
사실 혹사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특수한 환경이라고 봐야 한다. 고영표는 "야구장에 도착해서 훈련을 하는데 코치님이 '괜찮겠냐'고 묻더라. 괜찮다고 했고, 그때부터 준비했다. 사실 삼성전에 약한데 감독님이 쿠에바스를 아끼면서 나를 하루 빨리 끌어 쓴 것 같다"라고 했다.
몸 상태는 괜찮았다. 고영표는 "이틀 전 109구 투구가 별로 부담은 없었다. 팀이 우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겐 좋은 기회였다. 나갈 수 있었고 몸 상태도 좋았다.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몇 경기 정도 그렇게(불펜 알바) 할 수 있다"라고 했다.
42개를 투구한 것도 알지 못했다. 고영표는 "계산을 안 했다. 중요한 경기라서 한 이닝, 한 이닝 몰입해서 던졌다. 긴장도 됐지만 마운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는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고영표는 현실적으로 31일 타이브레이커 게임 등판이 어렵다. 그래도 일단 대구에 동행한다. 그는 "지난주에 삼성에 대구에서 2연패했다. 되갚아주러 가야 한다. 무조건 이기면 좋겠다. 이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고영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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