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끝난 들녘..넘쳐나는 영농 폐기물 '골치'
[KBS 춘천] [앵커]
본격적인 농작물 가을걷이가 진행되면서, 폐비닐 같은 영농폐기물이 농촌 들녘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인데요.
무엇보다 처리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탓입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추 수확을 막 끝낸 밭입니다.
밭에 깔았던 검은 비닐을 부지런히 뜯어냅니다.
한쪽에선 비닐을 돌돌 말아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변경순/농민 : “배추 수확을 마친 다음에 비닐을 벗기고 빨리빨리 해야지 수확이 끝나거든요. 추우면 이거 못 벗겨요. 빨리 빨리 뽑아야 하니까 서둘러서 하는 거예요.”]
또 다른 마을의 폐비닐 보관솝니다.
보관소가 가득 차서 비닐이 문 틈으로 삐져나와 있습니다.
보관소가 없는 곳은 농경지에 그냥 쌓여 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집하장도 포화상태.
50여 톤을 재활용 시설로 실어 보내자마자, 새로운 폐비닐이 그만큼 또 들어옵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곳은 강원도 일부 영농지역에서 수거한 폐비닐 위입니다.
말 그대로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성인 여성 평균 키의 여섯 배가 넘는 10미터 높이입니다.
전국의 영농폐기물 공동보관소 28곳 가운데 강원도 홍천과 제주 등 4곳이 이런 상탭니다.
특히, 충주의 경우, 적정량의 2배 이상이 쌓여 있습니다.
4곳 모두 폐비닐처리시설이 없는 지역입니다.
그나마 처리시설이 있는 시도에선 자기 지역 폐기물을 처리하기에도 빠듯한 실정입니다.
[권영세/국회 환경노동위원 : "공동집하장의 위치나 상태 정비, 수거차량의 운행시스템 조정 등 농촌 현장의 영농폐기물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환경공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마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31만 톤의 영농폐기물 가운데 환경공단과 민간업체가 수거해가는 건 25만 톤에 불과합니다.
결국, 나머지 6만 톤은 불법 소각되거나 매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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