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엔 놀아야죠"..'노마스크 파티' 이태원은 이미 위드코로나 [르포]
30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핼러윈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날 이태원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두기는 당연하단 듯이 지켜지지 않았고, 얼굴에 분장을 한 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경광봉을 든 경찰관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은 친구 또는 연인의 손을 잡고 하나같이 들뜬 표정으로 활보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처럼 코스프레를 하고 거리로 나온 사람도 많았다.
감염병이 확산 중임에도 이날 이태원이 연말연시처럼 붐비는 이유는 ‘핼러윈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30일 이태원 식당과 카페, 술집 등에는 사람이 꽉 들어차 있었다. 서울지하철 6호선을 따라 녹사평역부터 이태원역, 한강진역에 이르는 구간은 차량 통행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붐비는 건 인근 공영주차장도 마찬가지였다. 250대 남짓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한남동 공영주차장은 이날 차 한 대가 빠져나올 때마다 한 대를 들여보내는 식으로 통제해야 했다. 주차장 진입을 기다리는 차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면서 인근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연인과 유명 식당을 찾아왔다는 20대 A씨는 “백신 접종을 마쳤으니 괜찮지 않겠냐”며 “마스크 잘 쓰고 다니고, 야외로 다니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자주 오는 사람도 아니고 모처럼 오늘 하루뿐”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인물로 분장하고 이태원을 찾은 20대 B씨는 “친구들과 하루 재밌게 놀고 싶어 (코스프레 복장을) 인터넷에서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곧 위드 코로나인데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방범 순찰을 나왔다는 경찰관 C씨는 “조금 전에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었는데 주차하는 데만 20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C씨는 “거리 인파를 보니 당황스러워서 할 말이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가 하면 인근 소상공인들은 이같이 들뜬 분위기는 정말 오래간만이라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이탈리아 식당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D씨는 “핼러윈에 주말, 위드 코로나 기대감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태원역 인근에서 바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E씨는 “매일 오늘만 같으면 좋겠다. 그럼 대출도 금방 갚을 것 같다”고 말했다. E씨는 “작년에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터지고 매출이 줄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른다”며 “이제 사람 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적발된 사람 수는 총 272명이다. 서울시는 12개 기관과 협력해 핼러윈데이 주간이 끝나는 내달 2일까지 합동 점검·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104명으로 집계됐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핼러윈엔 놀아야죠"…`노마스크 파티` 이태원은 이미 위드코로나 [르포]
- 홍준표 파격 공약 발표 "주52시간제 잠정 중단"
- `영욕의 삶` 노태우 안치된 검단사가보니…사찰 기둥엔 의미심장한 글귀
- 교황에 방북 제안한 文에 바이든 "반가운 소식"
-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고3 학생 사망신고 사례…원인 조사 중"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