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왜 게임회사 넷마블 손을 덥석 잡았을까

홍성용 2021. 10. 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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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자의 빅테크-40]카카오가 게임회사 넷마블의 손을 잡았습니다. 120억원을 들여 게임회사 손을 잡았으니, 이유가 궁금합니다. 카카오가 게임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하나 생각이 들다가도, "카카오게임즈가 있는데?"라고 떠올리게 되지요. 큰돈 들인 것을 보니 신사업을 하려나 봅니다. 오늘은 카카오가 넷마블의 손을 잡고 무슨 신사업을 펼치려는 것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메타버스에 뛰어든 카카오, 첫 작품은 '가상 아이돌'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소개 이미지/사진=넷마블

카카오의 음악, 영상, 웹툰, 웹소설 등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 바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입니다. 이달 초 카카오엔터는 기존에 웹소설과 웹툰 사업을 이끌던 '카카오페이지'와 영상·공연 등 엔터 사업을 총괄하던 '카카오M'의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로써 웹툰과 웹소설의 원천스토리(IP)부터 음악, 영상, 디지털, 공연 등 콘텐츠 기획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완벽히 확보했습니다. 특히 이들 두 회사의 합병이 공식화된 다음에는 카카오엔터 안으로 음원 사업을 펼치는 멜론 합병도 선언됐죠. 콘텐츠와 관련된 카카오의 전체 사업을 이끌어가는 회사가 된 겁니다.

합병 절차가 공식 완료된 다음 첫 행보가 바로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겁니다. 카카오엔터는 유상증자를 통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 8만주를 120억원에 인수합니다. 그러니, 곧 카카오의 콘텐츠 총괄이 넷마블의 메타버스 담당 자회사에 투자한다는 얘깁니다.

카카오의 첫 번째 계획은 바로 '가상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겁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이미 K팝 버추얼 아이돌 캐릭터 개발을 진행 중이었는데, 이제 카카오라는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데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죠.

실제로 투자 얘기가 나올 때 넷마블에프앤씨의 메타 휴먼 기술에 기반해 아이돌 캐릭터 개발을 진행하고, 카카오엔터의 매니지먼트 역량으로 그룹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겠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게임회사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입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 다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들었습니다. 가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독보적인 힘을 가진 겁니다.

한편 카카오엔터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 사업을 영위하고 있죠. 카카오tv라는 영상 플랫폼과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보유하고 있고요. 멜론은 현재 연간 1만2000곡의 음원을 제작하고 회원 수 3300만명을 보유하고 있죠. 아이돌 그룹의 데뷔와 동시에 멜론을 통해 아이돌이 소개되고, 매니지먼트가 이뤄지고, 카카오tv 영상 플랫폼 위의 프로그램까지 출연이 가능한 것입니다.

◆카카오 웹툰·웹소설 IP 기반 메타버스 세계 나올까

가상 아이돌 다음 프로젝트도 메타버스 관련 사업일 것으로 예측되죠. 구체적인 것은 나오지 않았으나,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웹소설과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가상세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카카오웹툰 속 웹툰과 웹소설에 기반한 세계가 만들어지고, 그 세계를 우리가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탐험하는 식의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는 겁니다. 아니면 관련 IP에 기반한 아바타를 만들어 내가 웹툰이나 웹소설 속 주인공이 되거나, 게임 속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

요새 각종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출현하는데 플랫폼이 생기고 나면 그곳을 채울 콘텐츠가 필요하거든요. 메타버스 세계를 채워나갈 콘텐츠가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이 고민하고 있죠.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으로도 분류될 카카오 입장에서는 메타버스 위에 얹을 콘텐츠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네이버는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를 통해 전 세계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요, 카카오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그동안 카카오는 하나의 플랫폼보다 더 큰 생태계 자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자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클레이튼' 생태계 만들기를 시도했는데요, 메타버스 경제를 가동시킬 수 있는 기술 기반 생태계 확장을 꿈꾼 것이죠.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지난 7월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클립 드롭스(Klip Drops)' 베타 버전을 출시하면서 NFT 기반의 미술품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카카오엔터의 메타버스 확장은 인프라 측면이 아닌 메타버스 안에 들어갈 콘텐츠 측면이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인 가상 아이돌 그룹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에스파가 멤버 절반을 가상 아바타로 꾸미면서 시장 확장에 시동을 걸었으니, 온 멤버가 가상 인물로 구성된 아이돌이 모든 사람의 뇌리에 각인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겁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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