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어머니들 '41년 통한의 세월' 15곡에 오롯이 담다

김혜인 2021. 10. 3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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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6일 도청 민원실에서 재학이를 만났제/ 오늘 저녁에 계엄군이 쳐들어 온단다 집에 가자/ 막차를 타고 온다고 해서 그냥 왔제/ 그게 마지막이었제."

오월어머니들이 41년 간 켜켜이 쌓인 통한의 삶과 슬픔을 15곡의 노래 앨범에 담아냈다.

'오월어머니의 노래1집' 음반은 CD와 패키지 앨범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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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18항쟁으로 자식과 남편 떠나 보낸 오월어머니들 사연 담은 첫 앨범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30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열린 '오월어머니의 노래1집' 제작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오월어머니들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슬픔과 41년의 삶을 15곡의 노래에 담았다.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2021.10.30.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5월26일 도청 민원실에서 재학이를 만났제/ 오늘 저녁에 계엄군이 쳐들어 온단다 집에 가자/ 막차를 타고 온다고 해서 그냥 왔제/ 그게 마지막이었제."

오월어머니들이 41년 간 켜켜이 쌓인 통한의 삶과 슬픔을 15곡의 노래 앨범에 담아냈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열린 '오월어머니의 노래1집' 제작 발표회.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의 원형 복원을 요구하며 1880일째 투쟁 현장을 지키고 있는 오월어머니 열 다섯분의 구슬픈 사연이 극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

1980년 5·18 당시 자녀와 남편을 잃고 '폭도'라는 누명을 써야 했던 어머니들의 피맺힌 한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김길순 어머니는 80년 5월 옛 전남도청에 남아 투쟁하다 계엄군 총탄에 맞아 숨진 아들, 문재학 열사를 기리며 목놓아 열창했다.

김씨는 '17살 고교생이 된 재학이는 하복을 맞춰 놓고 입어보지도 못했어. 26일 도청 민원실에서 재학이를 만났제. 그게 마지막이었지. 재학아! 엄마 안 보고 싶었어?' 라는 가사를 읖조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옥희 어머니는 5·18 당시 군부의 총탄에 먼저 떠나 보낸 남편을 그리워했다. '문 밖으로 나오지 마라던 당신.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날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라며 목놓아 불렀다.

온갖 왜곡과 폄훼에 맞서 진실을 외치기 위해 전두환씨 집 앞, 청와대, 국회를 찾아다니며 노숙에 단식, 삭발투쟁까지 한 사연도 담겼다.

40여 년 간의 아픔에 공감하듯 관객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 노래가 끝날 때면 어김없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지역 젊은 예술가들도 어머니들의 손을 맞잡았다. 조금은 늦고 빠른 어머니들의 곡조를 따라부르며 함께 호흡을 맞춰갔다.

발표회는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음반제작에 참여한 오월어머니 이명자 관장은 "어머니 열 다섯분이 오롯이 41년 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로 토해냈다. 큰 위로와 감동"이라며 "노래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더 기억되고 치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월어머니의 노래1집' 음반은 CD와 패키지 앨범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 가사집·악보·굿즈형 USB 앨범으로 구성됐다. 앨범 자켓의 이미지는 '오월의 꽃'을 상징하는 이팝나무꽃이 사용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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