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캐스퍼보다 싸다..포르쉐 830만원 벤츠 799만원, 믿고사도 되나요[세상만車]
엔카 케이카에 4000여대 매물로
비지떡 아닌 썩어도 준치도 있어
[세상만車] "한 달에 238만원씩 60개월 내야 한다. 그래서 라면 두 끼 먹고, 배달 알바부터 투잡 쓰리잡 한다."
유튜버에서 최근 화제가 된 '포르쉐 카푸어'의 고백이다. 월급 200만원 수준 직장인으로 알려지는 그는 포르쉐 카브리올레(오픈카)를 1억3000만원 주고 샀다고 밝혔다. 월급을 받아 고스란히 차량 할부금으로 내는 전형적인 카푸어다.
평범한 직장인이 카푸어로 전락하지 않고 '억 소리' 나는 수입차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차량 구입·유지비에 허덕이지 않고 기존 생활을 유지하려면 직장인 기준으로 연봉 50% 넘는 차량은 사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 5000만원 이상 줘야 하는 인기 수입차를 사려면 연봉이 1억원은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1억원이 넘는 포르쉐 차량을 사려면 연봉이 2억원 이상 돼야 한다.
카푸어는 되기 싫고 수입차는 타고 싶다면 중고차를 타면 된다. 자동차는 가치 하락이 심한 제품이다. 또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진다.
중고차 가치가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파악하려면 감가율을 알아야 한다. 감가율은 '신찻값-중고차 시세/신찻값×100'으로 산출한다. 잔존가치는 '100-감가율'이다.
감가율 50%는 신찻값과 비교할 때 반값이 됐다는 뜻이다. 감가율이 높을수록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국산차 평균 감가율을 살펴보면 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나면 10%대, 3년 경과하면 30%대, 5년이 되면 50%대 수준이다. 비인기 차종 감가율은 더 떨어진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감가율이 더 많이 하락한다. 수요가 적고, 수리·점검비가 국산차보다 많이 들기 때문이다. 수입차 평균 감가율은 출고 1년 전후로 20~30%, 3년 전후로 40~50%, 5년 전후로 60% 수준이다. 수입차는 출고된 지 3~4년이 지나면 반값이 된다는 뜻이다.
요즘은 차량 품질이 좋아져서 출고된 지 2~3년 된 차는 신차에 버금가는 외모와 품질을 갖췄다. 신차로 나온 지 5년 된 차도 타이어나 엔진오일 등 소모품만 제때 교환해 주면 신차 부럽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짜증 나는 일이지만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입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현대차 캐스퍼 등 국산 경차보다 저렴한 수입차도 많다. 손품·발품을 판다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높은 수입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28일 기준으로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는 1500만원 미만 수입차는 3818대 있다. 엔카 진단 및 보상, 헛걸음 보상, 엔카 홈서비스를 제공받아 상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수입차들이다. 1000만원 미만 수입차도 1651대에 달한다.
차종도 다양하다. 1500만원 미만 수입차 중 폭스바겐은 771대, BMW 568대, 벤츠는 470대, 아우디는 381대, 볼보는 109대 있다. 카푸어 인기 차종인 포르쉐도 10대 있다.
신차로 사려면 1억660만원 이상 줘야 하는 포르쉐 카이엔이 830만원에 나왔다. 모닝(1175만원)보다 싸다.
2005년 12월식이지만 '무사고'다. 주행거리는 연식 대비 짧은 15만㎞에 불과하다. 엔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진단 차량이다.
카이엔 2006년 12월식은 950만원에 나왔다. 엔카가 보증해 주는 무사고 차량이다. 주행거리는 19만㎞다.
기본 모델 신차 가격이 9110만~1억2160만원에 달하는 포르쉐 스포츠카도 캐스퍼(1385만~1870만원)보다 싼값에 살 수 있다. 카브리올레(오픈카)인 박스터 2002년 3월식 무사고 차량이 950만원이다. 주행거리는 19만㎞다.
신차 가격이 7990만원이 넘는 벤츠 E클래스도 캐스퍼 반값에 살 수 있다. E300 2010년식 3월식 무사고 차량이 799만원이다. 주행거리는 23만㎞다.
벤츠 E클래스 못지않게 인기 많은 BMW 5시리즈도 999만원에 가질 수 있다. 출고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528i 2012년 2월식이 999만원이다. 주행거리는 20만㎞다. 차량 설명이 실제 상태와 다르면 엔카에서 10만원을 받을 수 있는 헛걸음보상 대상 차종이다.
직접 매입한 중고차만 판매하는 케이카(K car)도 지난 28일 기준 1500만원 미만 수입차 90대를 보유하고 있다. 1000만원 미만도 13대 있다.
케이카는 직접 매물을 매입한 뒤 상품화를 거친 직영차를 판매한다. 자체 상품이기에 가짜 매물이 존재할 수 없다. 품질도 보증해 주기 때문에 속아서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출고된 지 6년밖에 지나지 않은 벤츠 A클래스 CDI 2015년식은 1450만원이다. 주행거리는 9만㎞에 불과하다. 파노라마 선루프, 열선 시트, 후방카메라 등도 장착됐다.
아우디 A4 2014년식은 1420만원에 판매된다. 신차 가격 3분의 1 수준이다. 주행거리는 7만㎞다. 무사고 BMW 320d 2013년식은 1500만원에 나왔다. 주행거리는 11만㎞다.
포드 포커스 2013년식은 630만원에 불과하다. 주행거리는 8만㎞ 정도로 연식에 비해 짧은 편이다.
1500만원 미만 수입차를 구입할 때는 주의할 점이 많다. '싼 게 비지떡'이 될 수 있다.
연식이 오래된 수입차를 구입했다면 고장이나 사고가 났을 때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부품을 구하기 어렵고 해당 차를 수리할 수 있는 전문 정비업체도 드물기 때문이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차를 수리·점검해주기도 하지만 비용이 국산차보다 비싼 편이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일부 악덕 중고차·정비업체는 폐차 직전인 수입차를 가져와 겉만 그럴듯하게 수리한 뒤 중고차 시장에 내놓기도 한다. 이런 차를 구입했다가는 주차장에 고이 모셔둬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주행거리 10만㎞가 넘는 중고차는 대체로 모든 부품이 수리 대상이다. 오일류(미션오일, 브레이크액, 파워스티어링 오일 등), 타이밍벨트, 스파크 플러그, 배선, 코일, 배터리와 같이 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부품을 교환·교체할 시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는 수리비도 비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82만원이다. 국산차(114만원)보다 2.5배 많이 든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부품비는 3.8배, 공임은 2배, 도장비는 2배 정도 비싸다.
중고 수입차를 산 뒤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성능점검 기록부를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성능점검 기록부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사례도 많다.
가능하다면 차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가서 차 상태를 점검하는 게 낫다. 정비 전문가가 함께 가서 중고차 상태를 살펴봐 주는 중고차 안심 구매 동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자동차 사고 이력(카히스토리)도 꼭 살펴봐야 한다. 보험사고 이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차량 모델 등급평가로는 유지비가 얼마나 들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등급은 자동차보험료 산정기준이 된다. 사고가 났을 때 차가 얼마나 부서지는지, 수리비는 얼마나 드는지 등을 따져 등급을 매겨 1등급부터 26등급으로 구분한다.
등급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싸지고 낮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진다. 이를 통해 보험료는 물론 수리비가 얼마나 들지도 알 수 있다.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차 평균은 8등급이다.
출고된 지 오래된 차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같은 차종이나 비슷한 차종, 해당 브랜드의 평균 등급이 낮다면 수리비는 물론 보험료도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 차량 등급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해당 수입차 메이커나 수입차 전문 정비업체에 문의해 부품 공급이나 수리가 가능한지, 수리비는 비싸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제도를 갖춘 중고차 기업이 품질을 보증해 주는 제품을 사면 사기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연식 대비 주행거리도 따져봐야 한다. 1년 평균 1만5000~2만㎞를 기준으로 삼는다. 10년 된 중고차가 15만㎞ 정도 주행했다면 적당히 잘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연식 대비 주행거리가 지나치게 짧아도 의심해 봐야 한다. 주행거리계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채 주차됐거나 짧은 거리 위주로 운행했다면 부품 교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수리비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중고차 전문가들은 내구성이 좋은 일본차, 정비센터 접근성이 우수한 독일차를 추천한다. 부품 수급이 원활하고 정비법도 잘 알려진 인기 수입차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이민구 케이카 프라이싱센터 차장은 "중고 수입차는 품질이 제각각이고 전문가가 공들여 살펴보지 않는 이상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비지떡 수입차로 낭패를 당하고 싶지 않다면 진단이나 보증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곳에서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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