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대헌, 월드컵 2차 500m '어부지리' 금메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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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한국체대)이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앞선 두 선수의 충돌로 '어부지리'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3명, 남자 대표팀은 2명이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아무런 작전을 쓰지 못한 채 상대 선수들의 레이스에 끌려가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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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없는 대표팀, 전략·작전 전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한국체대)이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앞선 두 선수의 충돌로 '어부지리' 금메달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주력 종목으로 꼽히는 남녀 1,500m에선 금메달 사냥에 실패해 경고불이 켜졌다.
황대헌은 30일 일본 나고야 닛폰 가이시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m 결승에서 40초80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결승선을 두 바퀴 남겨둘 때까지 출전한 4명의 선수 중 3위에 처져있었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역전에 성공했다.
앞선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데니스 니키샤(카자흐스탄)가 곡선주로에서 몸싸움을 펼치다가 니키샤는 넘어졌고 뒤부아는 휘청거리며 뒤로 처졌다.
그 사이 황대헌이 선두 자리에 올라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녀 1,500m에선 부진한 성적을 냈다.
여자 대표팀은 3명, 남자 대표팀은 2명이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아무런 작전을 쓰지 못한 채 상대 선수들의 레이스에 끌려가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여자 대표팀 김아랑(고양시청), 김지유(경기일반), 이유빈(연세대)은 여자 1,500m 결승에서 동메달 1개 획득에 그쳤다.
김아랑이 3위를 기록했을 뿐, 김지유는 6등, 이유빈은 페널티 탈락의 저조한 결과를 냈다.
아쉬웠다. 세 선수는 다른 선수들 틈에서 좀처럼 선두권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결승선까지 4바퀴를 남기고 3위 싸움을 펼치던 이유빈은 미국의 크리스틴 산토스와 몸싸움을 벌이다 뒤로 처졌다.
뒤에 있던 김아랑은 곧바로 3위 자리에 올라서 경쟁을 이어갔는데 1위 수잔 슐팅(네덜란드), 2위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제치지 못했다.
김지유도 이렇다 할 경쟁을 펼치지 못하고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남자 대표팀도 무기력했다. 황대헌과 박장혁(스포츠토토)은 남자 1,500m 결승 출발과 동시에 속력을 높인 이탈리아 유리 콘포르톨라의 독주를 따라가지 못했다.
콘포르톨라는 순식간에 한 바퀴를 돌았고, 나머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황대헌은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기대한 금메달이 아니었다. 박장혁은 최하위인 7위에 그쳤다.
남자 5,000m계주와 여자 3,000m 계주는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번 시즌에 앞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 대부분이 결격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감독 없이 코치진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대표팀은 선수단의 작전을 지휘할 지도자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은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눈에 띄게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선 최민정(성남시청)과 김지유가 여자 1,500m 결승에서 불필요한 경쟁을 펼치다가 충돌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치밀한 작전 속에 우수한 성적을 냈는데,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작전 자체가 특정 선수 밀어주기 논란으로 번지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둔 쇼트트랙 대표팀에 깊게 배인 것 같다.
한편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을 이끌던 '쌍두마차' 심석희(서울시청)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으로 대표팀에서 빠졌고, 에이스 최민정은 1차 대회 때 몸을 다치면서 2차 대회에 불참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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