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 하시는데 자동차 주행거리가 이렇게.." "우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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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 봉래면까지 이어지는 길의 이름은 '우주로 가는 길'이다.
산길을 1시간 30분 달려야 도착하는 오지(奧地). 그 '우주로 가는 길' 끝에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이들에게 나로우주센터는 '고뇌의 공간'이다.
그 끝은 나로우주센터를 향하는 길의 이름처럼, '우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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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원들
대전-고흥, 전국 부품사 누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외나로도 봉래면까지 이어지는 길의 이름은 '우주로 가는 길'이다. 47km 길이의 도로명 주소도 '우주로'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순천역)에서 나로우주센터까지는 왕복 택시비만 40만 원이 든다. 편의점도 한 곳밖에 없다. 산길을 1시간 30분 달려야 도착하는 오지(奧地). 그 '우주로 가는 길' 끝에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총 250여 명. 발사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이들은 나로우주센터에서 살다시피 한다. 누리호 개발에 걸린 11년 7개월, 그 이상의 시간과 땀방울, 눈물이 모인 곳이다.
연구원 대부분은 지난 21일 누리호 발사 준비를 위해 추석 때부터 집에 가지 못했다. 누리호를 두고 발이 안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개발 일정 때문에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결혼식 다음 날 나로우주센터로 돌아온 경우도 있다. 연구원 대부분은 평소에도 주말에만 가족을 겨우 본다.
이들에게 나로우주센터는 '고뇌의 공간'이다. 막막함과 부담감을 견뎌야 한다. 우주 발사체 연구는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이다. 설계부터 제작, 시험 모든 과정을 연구진 스스로 해내야 한다.
로켓은 수십만 개 부품의 집합체다. 한정된 추진체 안에서 조합, 조작 타이밍과 순서 등도 맞춰야 한다. 한 연구원은 "내 실수로 인해 안 좋은 결과가 생길까 봐 예민해진다. 파도 소리가 거슬려 창문을 다 막아 놓은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곳은 '꿈을 키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불가능에 가깝게 여겨졌던 75톤급 엔진 개발을 성공해냈고, 이제는 '달 탐사 착륙선 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른 연구원은 "산책하다가 발사대 위에 걸린 달을 보며 '우리가 만드는 로켓을 타고 달에 갈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한다"며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생각만 해도 설레고 벅차오른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주행거리가 4년 만에 17만km 나왔어요. 카센터에 갔더니 무슨 일을 하냐고 묻더라고요." 누리호 기술진은 지금도 연구원 본원이 있는 대전과 고흥, 전국의 부품 제작 기업을 찾아 곳곳을 누비고 있다. 그 끝은 나로우주센터를 향하는 길의 이름처럼, '우주로'다.
고흥=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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