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어에 2억달러 투자하는 사우디 자본, 새 골프리그 신호탄될까
[스포츠경향]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아시안투어에 2억달러(약 2340억원)를 투자한다.
아시안투어는 30일 향후 10년간 10개 대회를 추가한다는 소식과 함께 “그레그 노먼(호주)이 대표를 맡은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2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LIV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회사로, 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억500만파운드(약 49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아시안투어의 신설 대회들은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열리며 2022시즌 아시안투어 대회는 25개가 개최될 계획이다. 아시안투어는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투어 일정이 중단됐고, 올해 11월 태국 대회로 투어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0승에 메이저 2승,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노먼은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유러피언투어 대회로 열린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2022년 아시안투어 대회로 치러진다. 사우디 자본은 또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대회도 11월에 두 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사우디 자본의 국제 골프계 진입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최근 프리미어 골프리그(PGL) 또는 슈퍼 골프리그(SGL) 등 새로운 골프 단체의 등장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등 두 단체가 사실상 양분해온 세계 남자 골프계에 사우디 자본을 앞세운 새로운 단체가 나타나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 국제 골프계 질서를 새로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톱 랭커들이 같은 기간에 열린 PGA 투어 대회 대신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택한 바 있다. 사우디 대회가 막대한 초청료 등으로 선수들을 유혹한 덕이었다.
PGL은 올해 6월 2023년 1월 출범 계획을 밝히며 대회 개인전 우승 상금을 400만달러로 책정하겠다고 공개했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 상금 207만달러의 2배 가까운 액수다. AP통신은 “2022년 아시안투어의 자세한 일정, TV 중계 계획, 2억 달러의 자금이 상금이나 초청료 등으로 어떻게 쓰일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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