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 강신표 교수 별세
인류학자 강신표(85) 인제대 명예교수가 지난 29일 별세했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의사가 되라는 집안의 권유에도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미국 하와이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한약방을 하신 것이 나를 인류학자로 이끌었는데, 약재를 담는 종이 여백에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한 내용을 적은 것을 버리지 않고 모으던 집안 분위기가 하찮은 자료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줬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서울교대, 영남대, 이화여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국문화인류학회장과 미국 시카고대 연구교수로 지내며, 한국 사회와 문화 진단을 평생의 과제로 삼아 문화인류학계에 족적을 남겼다. ‘토착적 인류학’을 추구해 인류학에 한국인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접목하려 해 ‘인학(人學)’과 ‘대대(待對) 문화문법’이란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슬픈 열대’를 쓴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를 한국에 초청하고 학문 세계를 소개한 사람도 그였다.
스포츠 이벤트를 학술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고,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열린 문화축전과 학술대회 기획에 참여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사적인 사진 200여 장을 수록한 ‘배움의 길, 기록을 따라가다’를 2011년 출간했다. ‘올림픽과 동서남북 문화교류’ ‘한국 문화 연구’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적 민족지’ 등의 책을 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31일 오전, 장지는 안성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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