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 불가'..병역특례 봉사활동 못 채운 선수들 '발등에 불'

이승모·나상호 등 다음 달 의무복무기간 끝나는 선수들, 공익복무 시간 못 채워
국외여행 제한돼 AFC 챔피언스리그·월드컵 축구 예선 원정 등 참가 불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한 U-23 대표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병역법상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스포츠 선수 중 공익복무(봉사활동) 시간을 채우지 못한 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번 달부터 예술·체육요원이 의무복무기간(34개월) 동안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 544시간을 마치지 못하면 이를 다 채울 때까지 의무복무기간이 1년 연장됩니다. 또한 연장된 기한 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익복무를 마치지 못하면 아예 편입이 취소돼 현역으로 복무해야 합니다.

연장 기간에는 국외여행 허가도 제한돼, 당장 다음 달로 의무복무기간 34개월째가 되는 선수 중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지 못해 해외 원정에 나설 수 없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고, 2019년 1월 초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수 이승모가 이에 해당합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이승모가 인정받은 봉사활동 시간은 총 95시간 30분으로, 이에 따라 이승모는 다음 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알힐랄(사우디)과 치를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지 못하게 됐습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FC서울 미드필더 나상호도 82시간 30분밖에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11월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아랍에미리트(UAE)와 5차전 홈 경기, 이라크와 6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명단에 들더라도 이라크 현지 사정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큰 이라크전에는 뛸 수 없게 됩니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도 똑같이 의무 봉사활동 시간을 달성해야 합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손흥민(토트넘)은 8월 말 기준 249시간 10분의 봉사 활동을 인정받아, 2022년 5월 2일까지 남은 294시간 50분을 채워야 합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8·토트넘)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병대 9여단 훈련소에서 열린 기초군사훈련 수료식에서 동기생 157명 중 수료 성적 1위를 기록해 필승상을 받고 퇴소했다. / 사진 =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이달 초 귀국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올해 8월까지가 의무복무기간이었으나 164시간밖에 봉사활동을 하지 못해, 1년 연장된 상태입니다.

이번 겨우내 380시간을 채워야 다음 시즌 개막을 준비하러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는 김하성은 이미 봉사활동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수들은 코로나19로 기존의 대면 방식 봉사활동 기회가 많이 사라져 시간을 채우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국제대회 참가를 위한 출국 등이라도 한시적으로나마 허가해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수가 온라인 멘토링 등으로 봉사활동을 잘 이수하는 만큼 특정 사례에 예외 조항을 두는 건 어렵다고 본다"면서 "다만 어느 정도 상황이 심각한지 축구협회 등과 논의하며 현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병역법을 개정해 예술·체육요원들의 공익복무 관리를 강화하며 하루 최대 인정 시간을 12시간으로 축소했습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공익성 있는 기관에서만 봉사할 수 있고, 복무 계획서를 사전에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제출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선수는 축구, 야구 등을 포함한 13개 종목 36명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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