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주·이범선·선우휘..'전후작가' 11인의 작품을 다시 읽다

나윤석 기자 2021. 10.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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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후반 작품 활동을 시작해 해방기와 한국전쟁 이후까지 소설을 발표한 작가들이다.

김병길 숙명여대 교수는 '우리 소설의 비급'(기파랑)에서 이들과 작품 세계를 '전후작가'나 '전후소설' 정도의 이름으로 묶어 'B급' 취급하는 시선이 온당한지 묻는다.

저자는 전후 작가 11명의 작품들과 개인사를 짚어보며 '전후소설'이라는 한 마디로 규정하기엔 아까운 '현실의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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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교수 ‘우리 소설의 비급’ 출간

‘장혁주·김남천·유진오·황순원·안수길·손창섭·이범선·하근찬·전광용·오상원·선우휘…’

일제강점기 후반 작품 활동을 시작해 해방기와 한국전쟁 이후까지 소설을 발표한 작가들이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다는 점 외에 대체로 문단과 학계에서 ‘특A급’으로 꼽히는 작가는 아니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김병길 숙명여대 교수는 ‘우리 소설의 비급’(기파랑)에서 이들과 작품 세계를 ‘전후작가’나 ‘전후소설’ 정도의 이름으로 묶어 ‘B급’ 취급하는 시선이 온당한지 묻는다. 저자는 전후 작가 11명의 작품들과 개인사를 짚어보며 ‘전후소설’이라는 한 마디로 규정하기엔 아까운 ‘현실의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한다. 일례로 ‘오발탄’의 이범선의 덜 알려진 단편 ‘몸 전체로’를 살피며 저자는 “목젖까지 차오르는 그 사연을 ‘동족상잔의 비극’ 같은 상투어로 감당할 수 있는가, ‘전후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차라리 모욕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범선의 경우 ‘오발탄’은 명성이 부풀려진 반면, ‘몸 전체로’는 “다음 작품을 읽기 전까지 불면에 시달리게 만든 수작(秀作)”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소설은 언제나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되 어쩌면 ‘시대를 거스른 이야기, 현실 그 너머를 상상하는 허구, 실재를 거꾸로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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