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3위 최소 게임차' 신기록 확정..'미증유' 최종일 순위 싸움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과거에 이런 시즌이 있었나?”
KBO리그가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할 때 흔히 이렇게 반문하곤 한다. 그런데 확인해보면 대부분 그런 사례는 이미 존재했다. 프로야구가 40시즌째에 접어들었고, 역사가 켜켜이 쌓아가면서 웬만한 순위 싸움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다르다. 1위와 3위가 이미 ‘역대 최소 게임차’ 신기록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30일에 열리는 정규시즌 최종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새 역사를 썼다는 의미다.
우선 29일에 3위 LG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4-1로 꺾었다. 시즌 72승57패14무(승률 0.558)를 기록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공동 1위를 달리던 삼성과 kt가 각각 NC와 키움에 덜미를 잡히면서 75승59패9무(승률 0.560)가 됐다. 공동 1위는 유지했지만, 양 팀 모두 3위 LG에 0.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그러면서 최종일에 1~3위의 운명이 갈라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위와 3위의 격차가 0.5게임차로 촘촘히 늘어서 있으니 정규시즌 최종일에 1위 가능성이 3팀에게 모두 열리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누구든 2위나 3위가 될 수도 있다.
최종일에 1~3위 게임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시나리오라면 공동 1위인 삼성이나 kt가 승리하고, 3위 LG가 패하는 것이다. 1.5게임차로 1~3위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더라도 역대 정규시즌 1~3위 최소 게임차로 늘어서게 된다. 지금까지 정규시즌 최종 성적 기준으로 1~3위 게임차가 가장 적게 벌어졌던 시즌은 2019년으로 2게임차였다.
당시 두산은 한때 SK에 9게임차까지 뒤졌지만 막판 스퍼트로 SK와 같은 88승55패1무(승률 0.615)의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두산이 9승7패로 앞서 1위를 차지했고, SK가 2위로 내려앉았다. 게임차 없이 1~2위가 갈라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여기에 3위 키움이 86승57패1무로 3위에 랭크됐다. 1위 두산과 3위 키움은 2게임차였는데, 이것이 역대 1~2위 최소 게임차로 기록된 시즌이었다. 올 시즌은 말 그대로 ‘역대급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1.5게임차만 하더라도 2019년을 능가하는 역대 최소 게임차 신기록이 되는 셈이다.
만약 LG가 이기고, 삼성과 kt가 패한다면 1~3위는 0.5게임차로 나란히 서게 된다.
세 팀이 ‘게임차 없이’ 순위가 가려질 수도 있다. LG가 이기고 삼성과 kt가 비기면 세 팀의 게임차는 없어진다. 이럴 경우 LG가 73승57패14무(승률 0.562)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다. 삼성과 kt는 75승59패10무(승률 0.560)로 LG에 게임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다.
LG가 비기고 삼성과 kt가 나란히 패해도 세 팀은 게임차 없이 순위가 정해진다. LG는 72승57패15무로 승률 0.558을 기록해 1위가 되며, 삼성과 kt가 패하면 두 팀은 75승60패9무로 승률 0.556을 기록한다.
공동 1위가 두 팀이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가리는 ‘타이 브레이커(우승 결정전)’를 추가로 치러야하지만, 공동 2위가 두 팀이면 상대 전적으로 순위를 가린다. 삼성이 올 시즌 kt에 9승6패1무로 앞서기 때문에 1위 LG, 2위 삼성, 3위 kt로 순위가 결정된다.
아무튼 1~3위가 역대 최소 게임차로 줄지어 늘어선 것은 그만큼 올해 선두 싸움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4~5위뿐만 아니라 6~7위까지 최종일에 운명이 갈라진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두산은 4위냐 5위냐의 기로에 서 있고, 현재 5위인 SSG는 4위부터 6위까지의 갈림길이다. 6위 키움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손에 쥘 수도 있고, 7위 NC와 순위를 바꿀 수도 있다.
정규시즌 최종일에 1~7위의 순위가 모두 결정되는 이런 시즌은 역대로 한 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미증유(未曾有)의 시간이 곧 다가온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