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단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실종'된 DB의 공격력

정병민 2021. 10.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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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공격에 한계가 있다”

안 좋은 말이 경기 후 이상범 DB 감독의 입에서 또다시 나오고 말았다.

원주 DB는 지난 2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홈경기에서 62-73으로 패했다. 동시간대에 서울 SK가 한국가스공사를 제압하면서, DB는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원주 DB의 매 경기력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너무 차이가 심하다. 지난 27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리바운드를 향한 투지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대릴 먼로(197cm, C)의 단 몇 번의 패스에 DB의 수비는 처참히 붕괴됐다. 리바운드 단속도 되지 않았다. KGC 선수들은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너무나 정확하게 꿰차고 있었다.

안양 KGC의 압박 수비와 빠른 로테이션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DB 선수들은 오픈 찬스에서 슛을 성공하지 못했다. 에어 볼도 나왔다. 선수들의 슛 감각이 매우 떨어졌다.

먼저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종규(207cm, C)는 오세근(200cm, C)을 상대로 전혀 득점하지 못했다. 골밑 진입 자체를 하지 못했다. 오세근의 파워에 밀려 외곽에서 겉돌았다. 시간에 쫓겨 쏘는 미드-레인지 점퍼는 들어갈 턱이 없었다. 완벽한 자세에서 쏘지 못했고, 슛 밸런스도 무너졌다.

오세근은 반대로 김종규를 상대로 쉽게 득점을 이어갔다. 툭툭 몇 번 포스트업을 치면 금세 골대 밑에 위치해있었다.

경기 전 김승기 KGC 감독은 “아무리 (박)찬희(190cm, G)가 요즘 슛이 들어간다 한들, 우리는 절대 찬희를 막지 않을 것이다. 모든 팀이 그렇듯 허웅(185cm, G)을 향해 더블 팀을 적용하고 박찬희에게 슛을 허용하겠다”며 경기 준비 상황을 밝혔다.

김승기 감독의 작전은 먹혀들었다. KGC 선수들은 특유의 기습 압박 수비로 허웅의 움직임을 막아세웠다. KGC의 준비된 작전에 허웅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변준형(188cm, G)과 문성곤(196cm, F)의 수비에 꽁꽁 묶였다.
 

 


허웅은 샷클락 바이얼레이션에 걸리거나 무리한 공격을 자주 연출했다. KGC의 파이팅 넘치는 수비에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잦았다. 24분 동안 8점(2점: 1/4, 3점: 2/6)을 기록했다.

최근 어울리지 않게(?) 뜨거운 손맛을 이어가던 박찬희도 이날엔 다시 ‘박찬희는 놔두라고 모드’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박찬희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제일 먼저 나와 슛 연습을 했다. 쾌조의 슛 감각을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팀의 패배에 박찬희의 노력은 빛을 바랐다.

얀테 메이튼(200cm, F)도 평소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이튼은 2020~2021 시즌 때부터 본인이 파울을 하지 않아도 파울이라고 판단되면 직접 손을 들어 심판에게 자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정도로 성격이 좋고, 심판 판정에 수긍했다.

하지만 이날 공격에서 잘 풀리지 않자 백코트를 빠르게 하지 않았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 틈을 타 KGC 선수들은 빠르게 아웃 넘버 상황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그럼에도 메이튼은 경기 종료까지 25점을 기록했다. 팀 내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제 컨디션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DB의 희망적인 요소로 바라볼 수 있었다.

공수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던 윤호영(197cm, F)의 공백도 너무나 컸다. 윤호영은 매 경기 박찬희와 함께 DB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노련하게 팀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4쿼터가 돼서야 코트를 밟았다. 체력적인 부담에 따른 이상범 감독의 선수 기용이었다.

 

DB는 윤호영-김종규-메이튼으로 이어지는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니 공수에서 조직력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주전 라인업이 40분 내내 코트를 지킬 순 없는 노릇이다. 결국 종합해 보면 이상범 감독의 말대로 식스맨들의 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DB는 연승의 기회를 놓치며 퐁당퐁당 승패를 이어가고 있다. DB는 하루의 휴식을 취한 뒤 달라진 모습으로 31일 팬들 앞에서 마지막 1라운드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 기분 좋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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