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억개 팔렸다.. 찬바람 불면 그리운 '호빵의 힘'

손민정 기자 2021. 10. 30.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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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된 '삼립호빵'.. 1초당 7.6개 팔리는 헤리티지 브랜드로 비상
삼립호빵 사료/사진제공=SPC삼립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호빵의 모델이 된 유재석의 모습이 등장하면 이제 귀에 익숙한 해당 CM송이 들린다. 51년간 겨울철 국민 간식이 되어준 호빵과 국민 MC 유재석의 꿀조합은 친숙함이 느껴질 정도다. 

호빵이 처음 출시된 1971년 시장의 반응은 대단했다. 출시하자마자 파죽지세의 인기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정된 기간에만 판매했는데도 당시 호빵은 SPC삼립 연간 매출의 15%를 차지했을 정도다. 

올해 출시 51주년을 맞은 SPC삼립의 장수 제품 '삼립호빵'은 모두가 인정하는 겨울철 국민 대표 간식이 됐다. '제록스', '구글'이 각각 복사기와 검색 포털을 뜻하는 상징이자 하나의 보통명사가 된 것처럼 '호빵'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찐빵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된 셈이다.

출시 이후 51년이 지난 현재까지 호빵의 누적판매량은 61억개다. 지금까지 판매된 호빵(지름 10cm, 높이 5cm 기준)을 일렬로 나란히 늘어뜨리면 지구를 약 15바퀴 돌고 위로 세워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약 1만7000번 왕복할 수 있는 높이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021년 현재 인구 수 기준(5000만명)으로 보더라도 전 국민이 매해 겨울철마다 호빵을 2.4개씩 먹어 온 셈이다. 연중 호빵이 판매되는 기간인 6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1초당 7.6개(6개월, 1억2000만개 판매 기준)의 호빵이 팔리고 있다. 



1초당 7.6개씩 팔리는 국민 간식 비결은? 



삼립호빵 사료/사진제공=SPC삼립
'뜨거워서 호호~ 맛이 좋아 호호~' 

1970년에서 1980년대 사이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광고문구다. 겨울철 대표간식이 된 '삼립호빵'의 슬로건이다. 

그 시절 추운 겨울마다 동네 가게 앞에 높인 빨간색 원형 찜통과 그 안에서 구수한 향과 뽀얀 김을 내던 호빵의 이미지는 무엇보다 강렬했다.

삼립호빵의 상징적 요소 중 하나인 붉은색 '호빵 찜기'는 판매상인들이 직접 빵을 찌어서 선보일 수 있도록 고안된 대용량 찜통(1972년 개발)이다. 겨울철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 앞에 하얀 증기를 내뿜는 이 장비는 어느덧 한국의 겨울 풍경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호빵'이란 이름은 '뜨거워서 입으로 호호 불어 먹는 빵'을 의미한다. 호빵은 제과제빵으로 시작한 국내 종합식품기업 SPC삼립(당시 삼립식품)이 빵의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개발했다. 

그로부터 반 세기가 지났다. 반 세기 넘도록 식지 않는 호빵 판매의 열기는 출시 51년이 된 지금까지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빵이 제2의 주식으로서 자리잡아 사계절 내내 꾸준히 소비되는 현재에도 호빵은 여전히 겨울철이면 자연스레 소비자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SPC삼립의 효자 제품이 됐다. 최근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성장은 더욱 놀랄만하다.

먹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과 달리 수많은 종류의 빵과 대체재로서의 간식거리가 넘쳐나는 현재에도 호빵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호빵이 '장수 제품'을 넘어 트렌드를 이끄는 하나의 '인싸템'(소비 주류가 선호하는 아이템이라는 의미)으로 자리잡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호빵 정류장/사진제공=SPC삼립
식품업계에서 단일 제품이 51년을 넘기며 인기를 유지한 사례는 흔치 않다. 그 비결은 지속적인 R&D를 통한 품질 강화와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에 있다.

2016년 인천공항에서 진행한 '호 호 호빵'(Ho Ho Hopang) 팝업스토어, 2019년 머천다이즈(굿즈)인 '삼립호빵 미니가습기' 등을 선보이면서 젊은 감성을 사로잡는 마케팅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20년에는 전자레인지용 찜통인 '호찜이'를 내놨다. 



매년 새로운 '맛'의 변화로 SNS 화제 아이템 된 '호빵'



전자레인지용 찜통 '호찜이'/사진제공=SPC삼립
삼립호빵은 51년간 61억개가 판매됐을 정도로 소비자에게 사랑 받고 있는 제품이다. 이는 전통의 스테디셀러인 단팥·야채 호빵을 기본으로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단팥·야채·피자 맛을 기본으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마라맛·소다맛과 든든하게 먹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고기부추호빵·숯불갈비호빵 등 매년 약 20여 가지 맛의 호빵이 새롭게 등장한다. 피자·고구마·불닭·우유·버거·골든에그 호빵 등 매년 새로운 원료를 사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20년에는 '50주년 한정판'으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이천쌀 호빵·공주밤 호빵 등을 개발했다. 쎈불닭호빵·쎈사천짜장호빵·꿀씨앗호빵·에그커스터드 호빵·멕시카나 땡초치킨호빵 등 새로운 맛으로 구성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보통 호빵은 '찜기'로 조리했을 때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느낌)하게 조리하는 방식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SNS(소셜미디어) 상에 "와플팬에 '꿀씨앗호빵'과 '피자호빵'을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잘 데워진 꿀과 견과류가 조화를 이루는 꿀씨앗호빵은 물론 한 입 베어 물면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피자호빵도 새로운 조리법과 함께 인기를 얻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삼립호빵은 앞으로도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 현재의 시대성을 조합해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견고히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브랜드 신뢰성을 잃지 않도록 고유의 자산을 해치지 않으면서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삼립호빵 모델이 된 유재석/사진제공=SPC삼립
올해도 어김없이 다시 호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삼립호빵은 이번에도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방침이다.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매운맛 호빵이 그 중 하나다. 매콤한 고추장과 부드러운 생크림을 더한 '로제호빵', 미국 내슈빌 지역의 핫치킨의 맛을 구현한 '내슈빌호빵', 농심과 협업한 배홍동 소스를 활용한 '배홍동 호빵' 등이다. 

민초단(민초와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 트렌드에 맞는 '민트초코호빵', 해표와 협업한 '들기름 매콤왕호빵'과 '참기름 부추왕호빵' 등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집밥·혼밥 문화에 따라 간편한 식사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식사형 호빵'도 출시된다. 100% 국내산 돼지고기와 양배추를 넣은 '한돈고기호빵'과 돼지고기와 부추를 듬뿍 넣은 '고기가득만빵', 한국인들의 소울푸드를 모티브로 만든 '찜갈비호빵', '김치제육호빵', '오모리김치만빵' 등이다. 

식사용 호빵은 1인 가구 트렌드를 반영해 1개입으로 구성되며 찜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촉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특허포장 기술 '호빵 스팀팩'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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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기자 smins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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