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전 편집국장이 말하는 유료구독 300만명 비결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저널리즘 주간 '다시, 저널리즘' 개최
마틴 배런 전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이소정 KBS 뉴스9 앵커와 특별대담
"디지털 기사, 엄마에게 설명하듯 기사 써라"
"클릭수 아닌 어떤 기사가 구독으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마틴 배런(Martin Baron) 전 워싱턴포스트(WP) 편집국장이 이소정 KBS 뉴스9 앵커와 함께 뉴스룸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대담을 펼쳤다. 29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2021 저널리즘 주간 '다시, 저널리즘'에서였다.
45년 동안 언론계에 몸을 담았던 마틴 배런은 마지막 8년간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으로 일하다 올 2월 은퇴했다. 그가 이끈 기자들은 17개의 퓰리처상을 받았고 그중 10개는 그가 워싱턴포스트에 재임하던 중 수상했다. 그는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 재임 당시 가톨릭 교회 성직자 성범죄 은폐에 대한 탐사보도를 비롯해 6개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이 성범죄 은폐 관련 탐사보도의 과정을 그렸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마틴 배런과 화상 대담을 진행한 이소정 KBS 뉴스9앵커는 마틴 배런에게 새로운 뉴스룸의 리더십과 저널리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 앵커는 2013년 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창업자가 WP를 인수한 후 어떠한 변화가 있냐고 질문했다. 마틴 배런은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에 종속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제프 베조스가 WP 회의에 참석한 적도 있지만 자신의 지식이나 전문지식을 공유했다. 저희가 필요한 것은 아마존이 아니라 베조스라는 개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언론의 독립성과 관련된 질문에서도 마틴 배런은 제프 베조스를 언급했다. 그는 “독립성은 WP의 핵심”이라며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권력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묻는다. (WP를 인수한) 제프 베조스에 대한 기사도 마찬가지”라며 “WP는 베조스에 대한 기사들도 많이 썼는데 베조스는 단 한 번도 개입한적이 없다. 이것은 베조스의 윤리의식을 보여준다. 베조스는 어떤 이야기라도 억누르는 적이 없었다. 운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WP는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 언론사로 꼽히며 9000만명의 디지털 독자를 모았다. 이 중 유료 구독자는 300만 명이다. 이 앵커는 이렇게 많은 디지털 독자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마틴 배런은 “디지털 콘텐츠를 발행할 때 편안하고 캐쥬얼한 스타일로 다가가려고 했다. 신문에서 추구하는 전통적 방식은 아니었다”라며 “기자가 쓰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설명해준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신문 기사같이 엄마에게 설명한다면 '누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느냐'고 엄마의 반문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틴 배런은 “또한 한번도 언론사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전문 영역에 있는 사람들을 고용했고 완전히 새로운 팀들을 만들었다”며 “정치부의 경우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해, 관심이 굉장히 높았고 탐사 자원을 늘려갔다. 탐사 보도를 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갔다”고 말했다.
이 앵커는 “언론의 클릭수 경쟁이 치열하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클릭수에 대한 유혹 사이에서 어떻게 저널리즘의 원칙을 추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마틴 배런은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경우 트래픽보다 유료 구독 모델이 언론사의 생사를 결정하는 모델이됐다”며 “때문에 독자들이 돈을 내기 마땅한 독특한 스토리, 심층 스토리, 그 누구도 다루지않는 관점으로 스토리를 다루려고 노력한다. 클릭수를 기반으로 만든 스토리는 추후에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WP에서 주요한 성과 지표로 '어떤 스토리가 독자들의 구독으로 이어지느냐'를 봤다”며 “그 다음 살펴본 지표는 우리의 유료 구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클릭하느냐였다. 이것들을 살펴봤을 때, 관점이 있는 오피니언과 전문성을 가진 정책 기사, 탐사 기사와 정치 기사가 구독을 이끌어 냈다. 우리는 구독자들이 읽는 기사에 가중치를 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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